1500원 '뉴노멀' 된 환율…'외국인 이탈' 코스피 하락 가속화

한달 째 1500원대 유지 중…"외인 순매도 영향이 50%"
중동 위기도 지속…외인 매도-환율 상승 '악순환'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이상을 유지하며 고환율을 보이고 있는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2026.6.10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를 한 달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이젠 '환율 1500원대'가 뉴노멀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업계는 지속되는 고환율이 코스피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0일 1524.2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환율 12.1원 급등했다. 중동 전쟁 위기 격화로 1530원대까지 치솟은 지난 3월에 근접한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15일 1500원대로 진입한 이후 거의 한 달째 15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크게 떨어지는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젠 1500원대 '고환율 시대'가 열린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환율 상승은 중동 위기 및 그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촉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의 대규모 코스피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한국 주식을 매도하면, 환전한 달러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환율을 밀어올리게 된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114조 원을 순매도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 요인은 중동 전쟁,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지속 등 다양하다"면서도 "그중에서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 영향이 올해 환율 상승분의 약 50%를 기여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코스피가 급락-급등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4.52% 하락한 10일 2조 7750억 원, 8.29% 하락한 지난 8일에는 2644억 원 순매도했으며, 8.18% 상승한 지난 9일에도 2조 64억 원 매도했다.

증권업계에선 고환율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입장에선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환차손이 발생하기에 한국 주식을 팔고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결국 외국인 자금이 더욱 유출돼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동 위기가 지속 중인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9일 이란이 미군 헬리콥터를 격추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고, 미국도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환율이 더욱 치솟을 수 있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경우 환율이 1600원을 터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는 이미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수요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매도세가 더욱 강화돼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인 점은 긍정적이다. 이 경우 수출 대금을 달러로 벌어들이면서 외화 공급이 확대되고 경상수지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로 인해 수출기업이 달러로 벌어들인 대금을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누적으로 국내 외환 순공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급 측면에서의 부담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