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야간거래서 1540원도 뚫렸다…금융위기 이후 최고

"약세 재료 누적에 남은 이벤트까지…상단 가늠 어렵다"

4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전 거래일보다 13.6원 급등한 153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6.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야간거래에서 1540원을 돌파했다. 2009년 이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4일 서울외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1540.30원까지 올랐다.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3원 오른 1529.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또한 올해 3월 31일(1530.1원)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달러·원 상승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 재점화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달러인덱스가 동반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두 달 중 최대 규모로 충돌하면서 양국이 협상 타결보다는 교착 장기화를 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그 결과 미 서부산텍사스산원유(WTI)는 96달러를 돌파하고 달러인덱스는 99.5선까지 올라섰다.

다만 이날 국내 장 시작 전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 변수였던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이 이란과 합의할 수 있다며 시장을 잠재웠고, 그 결과 유가와 달러인덱스가 소폭 하락했다. 정부 역시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며 달러·원 환율은 장 초반 1520원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WTI가 95달러 선을 이어가고 있고,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로 외국인이 코스피를 7조 원 넘게 팔아치우며, 고환율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약세 재료가 누적된 가운데 남은 이벤트까지 고려하면 상단 가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초부터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 및 글로벌 금리 상승,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에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은 국면에서 관세 리스크가 더해졌다"고 짚었다.

이어 "여기에 남은 과잉생산과 관련한 관세 조치, 다음 주 10일 4%대 초반까지 고점을 높여갈 5월 CPI, 18일 매파적 FOMC까지 모두 환율 상방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며 "현재 레벨에선 다음 상단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