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13% 급락…"실적 좋지만 눈높이 미달" AI 랠리 경고등

AI 반도체 연간 매출 전망치 제자리 걸음…실망감에 차익 실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약세…이익 추정치 상향 지속 "저평가"

브로드컴의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브로드컴이 3일(현지시간) 시간 외 거래에서 13%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 경고등을 켰다. 견조한 실적을 입증했지만,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면서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브로드컴은 3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49% 하락한 479.23달러로 장을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13% 이상 급락했다.

이는 회계연도 2분기(2026년 2~4월) 견조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은 221억 9000만 달러의 매출과 2.44달러의 주당 순이익(EPS)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 88% 증가했고 월가 전망치(221억 3000만 달러, 2.39달러)도 초과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8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AI 반도체 부문의 가이던스가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브로드컴은 자사 서비스에 특화된 주문형 반도체(ASIC)를 만들고 싶어 하는 빅테크와 협력해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대행한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대표적인 사례다.

주가수익비율(P/E)이 93배에 달하는 기대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실적 전망치가 우상향을 그려야 하지만, 브로드컴은 회계연도 3분기 AI 반도체 매출이 시장 예상치(172억 달러)를 밑도는 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연간 AI 반도체 매출 목표도 기존 1000억 달러를 유지했다.

이미 시장의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실적 전망치가 정체되자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고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2%, 3%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대비 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30만 원을 돌파하며 주가가 급등한 삼성전자의 P/E는 29배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50만 원, 350만 원으로 상향했다.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기존 대비 5.0%, 35.6% 상향한 340조 원과 400조 원으로 조정했고, SLK하이닉스와 올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기존 대비 13.7%, 47.6% 상향한 259조 원과 420조 원으로 조정했다.

이종욱 연구원은 "AI 에이전트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듀레이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반면, 디램 산업 공급 증가 속도는 2028년까지도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