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60조 팔아치운 외국인…'스페이스X 상장' 총알 모으나

'18거래일 연속' 매도…"韓 펀더멘탈 문제없어 비중 조절일 뿐"
스페이스X 상장 시 韓 증시 자금 유출…코스피 변동성 증가

코스피 지수가 88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2026.6.2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한 달 가까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상승세를 제한하고 있다. 시장에선 그동안 급등한 코스피 주식을 리밸런싱하는 기술적 매도로 해석한다. 다만 열흘 앞으로 다가온 스페이스X 상장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코스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일 코스피에서 6조 5555억 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27일(7조 528억 원), 5월 7일(6조 6987억 원)에 이어 일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5월 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에서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한 달 가까이 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기간 외국인은 총 60조 1685억 원을 팔아치웠다. 이 같은 외국인의 강한 순매도세는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시장에선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한국 시장의 펀더멘탈 문제가 아닌, 전체 자산에서 한국 비중이 과도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무섭게 급등하며 기술적 과열권에 들어섰고, 이에 대한 리밸런싱 차원에서 한국 주식의 비중을 줄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5월 7일부터 6월 2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24조 3008억 원, SK하이닉스 순매도액은 25조 5772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만 합쳐도 해당 기간 외국인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60조 1685억 원)의 82.9%에 해당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종목 투자 등을 하는 액티브 펀드의 매도는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결국 외국인 수급은 기술적 매도라는 점에서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2022.12.19. ⓒ 뉴스1 ⓒ 로이터=뉴스1

시장에선 스페이스X 상장이 외국인 자금 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세계 시가총액 7위인 1조 8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 개인은 물론 대형 펀드까지 기존 시장에서 유동성을 빼내 현금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글로벌 시장 중 성장주 위주인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기록적인 급등세를 기록한 만큼 차익 실현 욕구도 크다. 스페이스X 상장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현재 코스피에서 '삼전닉스' 비중은 약 절반에 달하는 만큼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수급 요인은 장중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출시 이후 자금이 쏠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초단기 매매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3분 8933.62로 전일 대비 1.65% 올랐지만 9시 9분에는 8503.48로 3.24% 하락하면서 단 6분 만에 전체 지수가 430.14(-4.81%)나 급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줬다. 이후에도 코스피 지수는 다시 급등락을 수 차례 반복한 끝에 +0.15%의 보합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선 오는 12일 스페이스X가 상장한 직후에도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될 수 있다고 본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매수 수요를 위해 국내 증시 자금이 빠질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스페이스X의 매수를 위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상장된 스페이스X를 담기 위해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상당히 반영된 종목, 주가 상승세가 매우 강했던 종목의 비중이 우선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미래 성장 기대가 높지만 단기 주가 상승세가 매우 강했던 반도체주의 조정에 스페이스X 상장이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