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년간 1000% 상승…"비이성적 과열" vs "쏠림은 당연"

1년새 20만8000원→228만9000원…침체 사이클 우려도
시장 주도주 쏠림은 역사적 반복 현상…"쏠림 완화시 오히려 붕괴"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이 100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메모리 사이클이 하락기에 접어들면 주가 하락폭도 가파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시장 주도주에 투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당연한 것으로, 오히려 쏠림이 해소될 때가 폭락의 전조라는 분석도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2.05% 상승한 228만 9000원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같은 반도체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22일(-2.34%)과 28일(-2.44%) 하락하는 등 등락을 겪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상승세가 지속 중이다.

그동안의 상승세를 보면 더욱 눈부시다. 지난해 말 65만 1000원이었던 SK하이닉스는 이날까지 올해 들어서만 251.6% 상승했다. 지난해 5월 28일(20만 8000원)과 비교하면 정확히 1년 만에 1000.5% 오르며 '텐배거(Ten Bagger·수익률 10배)'를 달성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확대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공급난을 겪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과 메모리에 집중된 사업 구조가 삼성전자보다 주가를 크게 밀어올렸다.

다만 시장에선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사이클 산업인 메모리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하락 역시 가파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메모리가 호황을 누렸던 2016년 5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년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281% 급등했지만, 실적 하락기에 들어서자 그해 12월까지 반년 동안 42% 하락하며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유동성 고갈로 데이터센터 설비투자(CAPEX)를 축소하거나 연기할 경우 SK하이닉스 및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주가 급등은 반도체 순이익 추정치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전제가 무너지면 주가 상승도 끝난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4.23 ⓒ 뉴스1 김민지 기자

최근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순간이 강세장 종료의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주가 과열로 시스코 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GE를 제치고 S&P500 시총 1위에 올랐는데, 이때부터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 시총(1631조 3757억 원)은 삼성전자(1750조 9604억 원)의 93%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SK하이닉스 같은 시장 주도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화되는 건 자본시장 역사에서 반복됐던 일이란 지적도 나온다. 과거 각 시대를 주도했던 종목들은 당시에도 순이익 성장 속도가 엄청났기에, 현재 SK하이닉스 주가의 질주도 당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1929년 항공·전화·라디오 등 신기술 소비재 붐, 1972년 오일쇼크 이전의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상위 50종목)' 장세,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에도 모두 소수의 주도주에 대한 극단적인 쏠림이 관찰됐다. 이들 종목은 당시 수익이 압도적이었던 만큼, 지금의 쏠림 현상은 비이성적 과열이 아닌 합리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것이 반도체로 바뀌었을 뿐이란 얘기다.

오히려 SK하이닉스 같은 특정 대장주에 쏠리던 투자금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점을 폭락의 전조라고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주가 질주를 멈춘다는 건 시장에 들어올 새로운 유동성이 이젠 말라버렸다는 것으로, 시장을 지탱하던 기둥이 힘을 잃으면서 시장 전반에 폭락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버블 막판으로 갈수록 쏠림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주도주에 대한 쏠림이 해소되기 시작하는 건 반가운 확산의 신호가 아니라 버블 붕괴의 전조였다는 게 역사가 남긴 교훈"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