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와 손잡는 증권사…'주식+코인' 원플랫폼 노린다

금가분리 완화 움직임에 전통 금융사, 가상자산거래소 지분투자 확산
STO·가상자산 시너지 무궁무진…제도화 앞서 주도권 경쟁 치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삼성증권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금융·IT 계열사들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6000억 원이 넘는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금융권의 가상시장 참여 제한 규제인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이 완화되는 분위기에 디지털자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두나무와 손잡은 삼성금융계열사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 등 3사가 총 6128억 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4.0%(총 139만 주)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증권이 지분 2%를 확보했고, 삼성카드와 IT계열사인 삼성SDS가 각각 1%씩 투자에 참여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지분투자는 삼성 각 계열사의 디지털자산 관련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두나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각 사가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투자는 디지털자산 제도화 이후를 겨냥한 삼성 금융계열사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은 두나무와의 협업을 통해 토큰증권 발행·유통,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사업 기회 확보를, 삼성카드는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에서의 디지털자산 결제 지원 서비스 협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금가분리 완화 움직임…가상자산 거래소 문 두드리는 증권사

연초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삼성 금융계열사의 두나무 지분 인수 계획이 현실화한 것은 최근 금융당국의 금가분리 원칙 완화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가분리는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원칙으로, 법에 따른 규제는 아니지만 금융과 가상자산 간 리스크 차단을 위해 금융당국이 2017년부터 사실상 금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기류가 전향적으로 바뀌면서 전통 금융사들이 가상자산거래소를 사들이거나 지분투자 하는 사례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삼성증권에 앞서 하나금융이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하기로 했고, 기존 투자자였던 한화투자증권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136만 1050주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그룹도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며, 한국투자증권 역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와 함께 코인원 지분투자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상자산거래소 시너지 무궁무진

업계에선 증권업과 가상자산거래소가 낼 수 있는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토큰증권(STO) 발행·유통 협업이다. 토큰증권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쪼개 발행하고 거래하는 기술이다. 이 시장이 활성화하면 증권사들도 투자 중개, 계좌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식과 가상자산을 한곳에서 거래할 수 있는 '원 플랫폼'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른바 '한국판 로빈후드'다. 미국의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 인수를 통해 주식과 가상자산을 모두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향후 가상자산 현물 ETF 시장이 열리면, 이 경우에도 증권사들이 거래 지원을 통해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가분리가 조금씩 완화되는 분위기에 그간 머뭇거리던 증권사들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제도화 이후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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