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피 시대' 꿈이라 말하는 사람 없다…"금리·반도체 실적 관건"

리서치센터장 설문…8000 넘은 코스피, 반도체 주도장 지속 전망
반도체 실적 둔화·금리 급등 시 조정 국면 가능성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8000포인트를 넘긴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관계자들이 코스피 8000 돌파를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손엄지 기자 = 코스피가 거침없는 상승세로 8000포인트(p)를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1만피'로 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실적의 구조적 전환이 코스피를 견인한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빅테크 중심의 AI 투자 및 반도체 실적의 지속성, 장기금리 방향성 등이 장세 전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9.80포인트(2.55%) 상승한 8047.51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5일 장중 8000p를 돌파한 적은 있으나, 종가 기준으로 8000p 선 안착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AI 투자 멈출 수 없다"…반도체 주도장 지속 전망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투자는 과열 논란이 있지만, 이젠 스스로 멈출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외부 충격(긴축)밖에 없는데, 현재 금리와 경기 사이클 시그널이 잠잠하기 때문에 개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 한 번 더 급등장이 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KB증권은 코스피 목표 지수를 1만 500포인트로 파격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숨 고르기 과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연간으로 보면 1만 포인트는 충분히 가시권"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주도 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경기 사이클보다 AI·전력·반도체 중심의 자본지출(CapEx) 사이클이 성장을 지지하는 구조"라며 "반도체·전력·인프라 투자가 상단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며 당분간 주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 수요가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장비로 확산되면서 부품·소재 등 후방 산업으로의 수혜 확장이 진행되는 구조"라며 "반도체 중심에서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주도주가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이번 상승은 반도체 메모리 업황의 단순 반등을 넘어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구조적 성장의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다"며 "반도체 대표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밸류체인 내 기업들도 부품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해 각각 516.7%, 294.1% 급등하며 대장주인 SK하이닉스(215.21%)와 삼성전자(149.37%)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두 회사는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로봇 부품 공급 확대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실적 지속성·금리 방향, 조정장 촉발할 변수

향후 조정장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반도체 실적 둔화'와 '금리 급등'이 꼽혔다.

이진우 센터장은 "이번 사이클과 랠리의 동력은 결국 실적"이라며 "시장의 의구심은 고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이며, 이를 시험하는 과정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은 워낙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과 산업이 많아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단기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시차를 둔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영곤 센터장 역시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큰 조정이 오는 시점을 파악하려면 반도체 부문의 실적 성장세 둔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반도체의 실적 성장이 구조적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매도세가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급등에 따른 불안감은 있지만 버블은 스스로 붕괴하지 않는다"며 "경기 사이클 붕괴, 금리 급등 중 어느 하나라도 명확한 시그널이 나와야 랠리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데, 단기(3~6개월 내)에 이 같은 시그널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윤창용 센터장은 "AI 시설투자 모멘텀이 약화되거나 생산성 개선으로의 전이가 지연될 때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며 매크로 측면의 하단 균열을 경고했다. 그는 "고용 둔화와 연체율 증가가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되면 하단 균열이 상단의 투자까지 훼손할 수 있다"며 "결국 투자·생산성·신용·정책 등 네 축 중 하나라도 훼손될 경우 시장은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