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깨고 빚도 냈다…레버리지 개미, 60대가 청년 추월

고령층 신용융자액 1년새 2.2배…전체 연령의 30%차지
소득제한에 은퇴자금도 주식으로…증시 변동성에 취약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증시 호황 속에서 고령층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며 신용거래 구조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특히 60대 이상 신용융자 잔고 금액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두 배 넘게 늘었고, 비중도 전체의 30% 가까이 급증하며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고령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3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0대 이상 신용융자 잔고는 8조 189억 원으로 지난해 초(3조 5565억 원) 대비 약 4조 4600억 원 증가했다. 신용융자 비중 또한 24.5%에서 5%포인트(p) 확대됐다.

전 연령대에서 빚투 금액이 늘었지만, 증가 배수와 속도는 고령층이 압도적이었다. 20~50대 신용융자 금액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1.5~1.8배가량 늘었지만, 60대 이상에서는 2.25배 늘었다. 신용융자 비중도 또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어났다.

50대는 4조 8715억 원에서 8조 9762억원으로 약 4조 1000억 원 늘어 절대 증가 폭이 가장 컸지만, 비중은 33.5%에서 32.9%로 소폭 하락했다. 40대 역시 6조 9155억원으로 금액은 약 1.7배 증가했으나 비중은 25.3%로 2.6%p 줄었다. 30대는 금액은 1.66배 늘었지만 1.4%p 감소했다. 20대 또한 1.5배, 0.4%p 감소했다.

이처럼 고령층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체 신용융자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상 30%에 육박하게 됐다. 지난해 1월 40·50대에 61.4% 쏠렸던 신용융자 비중은 58.2%로 낮아지며, 레버리지 수요가 고령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예·적금 등 전통적 자산 대신 수익률을 좇아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고령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금리 환경과 자산 가격 상승 기대가 맞물리며 은퇴자금 일부를 투자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6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제한적인 데다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손실을 회복할 여유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레버리지 투자 특성상 하락장에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고령층 투자자의 경우 투자 비중과 차입 규모를 더욱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김상훈 의원은 "증시 호황 속 고령층의 신용투자 급증은 취약계층이 고위험 투자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우려스러운 신호"라며 "금융당국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