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상폐"…상장사 주식병합 올해 157건, 2143% '급증'
금융위, 7월부터 1000원 미만 동전주 상장폐지 심사
동전주 모면해도 액면가·시총 미달로 상폐 심사 기로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 건전화를 위해 이른바 '동전주'(주당 가격 1000원 미만 주식)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한 상장사들의 주식병합이 급증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와 기업들은 주식병합 후에도 액면가나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퇴출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발표된 주식병합 공시는 총 157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식병합 공시가 단 7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143%나 급증했다.
통상 주식병합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최근 병합을 결정한 기업 대부분은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동전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동전주가 낮은 시가총액과 높은 변동성으로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주식병합을 단행하면 주가는 즉각 상승한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원인 주식이 현재 600원에 거래될 때 5대 1 병합을 하면, 액면가는 2500원, 주가는 3000원으로 조정된다.
금융당국은 단순 수치 조정으로 규제를 피하려는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보다 낮은 기업 역시 퇴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주식병합으로 주가가 2000원이 됐어도 액면가가 2500원이라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식이다.
실제로 이날 주식병합을 위해 거래가 정지된 케스피온(079190)의 경우 병합 후에도 주가가 1000원 아래에 머물 뿐 아니라 변경된 액면가(100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시총 200억 원 미만인 기업을 퇴출하고, 내년에는 이 기준을 300억 원 이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주식병합을 결정한 큐로홀딩스(051780)(시총 187억 원)와 비스토스(419540)(188억 원)는 주식병합으로 동전주 신세는 면했지만, 시총 요건 미달로 여전히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주주들의 반대로 병합 자체가 무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오가닉티코스메틱홀딩스(900300)과 이엠앤아이(083470)는 정기 주주총회에 주식병합 안건을 상정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은 상장 유지를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기업들이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주주와 충실히 소통하고, 실질적인 주가 부양 의지와 경영 개선안을 증명해야 규제가 강화된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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