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금화 어려웠던 '물납주식'…NH·DB·한화증권 '구원투수' 나선다

캠코, 주식 전문성 있는 증권사에 '물납주식 매각 풀' 용역
민간이 딜 주도해 세수 확보…증권사도 '성공보수'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모습. 2024.3.19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지부진했던 관 주도의 국세 물납주식 매각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 증권사들이 나섰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매각에 전문성이 있는 만큼 매각 실적이 반등해 정부 재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최근 NH투자증권·DB증권·한화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물납주식 매각 풀(Pool)' 운영을 위한 용역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2월까지이며, 2028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부는 상속세·증여세 등 국세를 현금으로 내기 어려울 경우 상속·증여받은 유가증권을 물납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캠코는 이 국세 물납주식을 위탁받아 관리·매각하는데, 기업 정보가 제한적인 비상장 주식이 많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유찰이 반복되면서 가치가 하락하거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헐값 매각'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물납 후 10년 넘게 현금화를 하지 못하는 일도 있어 소액의 배당 외에는 재정 기여가 크게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DB증권 제공)

'물납주식 매각 풀'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 매각에 전문성이 있는 민간 증권사가 딜을 주도해, 시장에서 국세 물납주식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NH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자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잠재적 투자자를 물색하는 등 구체적인 엑싯(Exit) 전략을 수립해 물납주식 매각 절차를 실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도 매각이 이뤄지면 성공보수를 받게 된다. 성공보수 수수료율은 매각 대금 구간마다 달라진다. 구체적으로 △100억 원 미만 △10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300억 원 이상 500억 원 미만 △500억 원 이상 등 4개 구간으로 나눠지며, 이 중 최대 수수료율은 1.68%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가가 물납 받아 캠코에 관리·처분을 위탁한 물납주식 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5조 7524억 원에 달한다. 매각에 성공할 경우 증권사들의 수익도 상당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 제공)

3사 공동 컨소시엄으로 계약했지만 성공보수는 매각 거래를 완료한 증권사에만 지급되는 만큼 각 사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사는 대상 기업 및 투자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등 각자 물납주식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증권사 3곳 모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매각 실적과 능력이 있는 등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정부도 제도 시행 이후 약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물납주식 매각 실적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