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100선 붕괴, 환율 1528원…중동전쟁에 금융 비명

코스피, 장 초반 4%대 내려 5058까지 하락…반도체주 급락
전쟁 장기화에 경기 둔화 우려…환율 2009년 이후 최고치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3.31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중동 사태 장기화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며 코스피가 하락 중이다. 증시 하락과 맞물려 달러·원 환율도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1일 오전 10시 11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9.65p(3.4%) 하락한 5097.65을 가리키고 있다. 장 중 한때 4%대 급락하며 5058.79까지 터치했다. 5100선을 하회한 건 지난 9일 이후 처음이다.

기관은 2006억 원, 개인은 1조 1716억 원 각각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은 1조 4285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 -5.5%, 삼성전자우(005935) -4.05% 등 반도체주가 낙폭을 키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6.39p(-3.29%) 하락한 1070.66을 가리키고 있다. 개인은 104억 원, 기관은 151억 원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72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0.74%, 에코프로(086520) 0.34% 등은 상승했다.

30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미국-이란 전쟁 확전 우려가 번지며 반도체주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진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1% 상승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9%, 나스닥지수는 0.73%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즉각 개방되지 않을 경우 하르그섬과 발전소를 공격할 수 있다며 위협을 이어갔다. 미국 해병대와 공수부대 수천 명도 중동에 도착한 상태다.

터보퀀트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 사태가 장기화하면 원자재 공급 불안이 반도체 생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에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23% 급락했다.

달러·원 환율도 전날에 이어 1520원 선을 다시 넘어서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쟁 장기화 속에 원자재 공급 충격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까지 부각된 영향이다.

이날 4.2원 오른 1519.9원에 출발한 달러·원 환율은 상승 폭을 키워 전날에 이어 1520원 선을 넘어섰다.

오전 9시 22분쯤 1528.6원까지 오르며 지난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위협과 이란의 주변국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원유를 넘어 비료 시장까지 번지는 등 글로벌 공급난이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질소비료의 핵심 생산지인 중동산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차질이 생기며 비료 가격 급등으로 연결됐고, 후티 반군 참전으로 홍해 물류 차질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경기둔화 우려를 부추겼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코스피 하락이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부담이 커져 주식 매도로 이어지고, 외국인 매도는 다시 원화 약세를 자극해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