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스페이스X'를 ETF 편입?…하나운용 '콜럼버스 달걀' 전략

'스페이스X' 직접 매수 어려운 한계, 美 상장 ETF 활용 '돌파'
"국내 우주항공 ETF 헤게모니 선점" 위한 공격적 전략

스페이스X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 상장지수펀드(ETF)'가 26일 비상장 기업이자 글로벌 우주 산업의 상징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26일 하나자산운용은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 투자 포트폴리오에 'RONB' ETF를 편입해 스페이스X 투자 비중이 0.2%가 됐다고 밝혔다.

현재 스페이스X는 비상장으로 국내 공모 펀드나 ETF가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상장 주식을 사려고 해도 매도 물량이 전혀 없다.

하나자산운용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수익스왑(TRS, Total Return Swap)을 활용했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본부장은 이를 '콜럼버스의 달걀'(발상의 전환)에 비유했다.

스페이스X를 보유한 미국 상장 ETF(RONB, XOVR 등)를 활용했다. RONB는 스페이스X 비중이 10% 수준이고, 나머지 90%는 엔비디아, 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인데 스페이스X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 선물을 매도(숏)해 스페이스X의 수익률만 남기는 방식을 고안했다.

개별 종목 선물을 일일이 매도(숏)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은 증권사와 TRS 계약을 통해 한 번에 해결했다. 실제 거래는 증권사가 대신하고 하나자산운용은 스페이스X의 수익률만 챙기는 구조다.

현재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 내 스페이스X 비중은 약 0.2% 수준이며 향후 0.3%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최대 비중으로 ETF에 편입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스페이스X를 담고 있는 미국 ETF의 규모와 거래량이 아직 크지 않아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담을 경우 본래 가치와 상관없이 가격이 급등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현재 6000억 원 규모인 우리 ETF의 순자산(AUM) 증가와 시장 상황에 맞춰 안전판을 확보하며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스페이스X가 이르면 오는 6월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자산운용 측은 이번 선제적 편입은 향후 우주항공 ETF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IRP)와 개인종합자산관리 계좌(ISA)에서도 스페이스X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IRP와 ISA는 해외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수 없지만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국내 상장한 ETF이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비상장 주식을 ETF에 넣는 전략을 쓰기 위해서는 ETF 규모가 커야 한다"며 "국내 상장된 미국 우주항공 ETF 중 최대 규모인 하나자산운용이 헤게모니(주도권)를 잡고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