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인데 폭락하는 금값…'안전자산 공식' 압도한 '긴축 공포'
"유가급등에 긴축 공포 커지며 금값 하락으로 이어져"
"베네수엘라·그린란드 사태로 선반영…중동전쟁은 '유가급등' 수반"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국제 유가 충격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이 되레 낙폭을 거듭하고 있다. '긴축공포'가 '안전자산 공식'을 압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전날 오후 4시48분 기준 국제 금 현물은 전 거래일 대비 5.91% 하락한 4225.7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1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최근 국제 금값은 전쟁 국면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14% 넘게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주에만 11% 가까이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주간 거래 기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금은 보통 전쟁 같은 리스크 국면에서 헤징 수단으로 취급되며 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 사태 등으로 금값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선반영하며 역사적 고점에 오른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면서 '긴축공포'가 안전자산 공식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변동성의 핵심은 전쟁의 충격과 인플레이션 재발에 대한 공포가 결합한 결과로 봐야 한다"며 "금이 꺾인다는 것은 곧 유동성 환경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로 금리 인하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장이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대응을 위해 금리 인상 카드 역시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이래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긴축 가능성까지 꺼내든 것이다. FedWatch 상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사라졌고,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이 24%대로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자 추가 증거금 요구에 현금이 필요해진 투자자들이 금을 팔아 현금화하는 수요도 상당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투자 수요가 폭등하며 금값을 끌어올렸던 ETF나 금선물 등이 현물 대비 현금화가 쉽다 보니 투매가 잇따랐고, 금값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경우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 기대 약화에 따라 현금 보유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을 잠식한 유가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긴축 기조 급선회도, 그로 인한 금값 하락세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금 공급 부족, 화폐 가치 하락 기조로 금값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수요 확대 기능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며 상방을 제약하는 양상"이라며 "고유가 국면 해소 전까지는 상승 탄력이 제약을 받을 소지가 있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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