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국채 급등 '트리플 위기'…코스피 패닉 "예측은 무의미"

코스피 5.93% 하락…10거래일 만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24일 오전 트럼프 '최후통첩' 시한…"전쟁 향방에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미국-이란 전쟁이 격화되면서 공포심리 확산에 국제유가와 환율, 국채 금리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 시한이 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스피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오후 2시 30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342.62p(-5.93%) 하락한 5438.58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8분에는 코스피 200선물이 5% 이상 하락한 채로 1분간 지속돼 5분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이는 지난 9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 급락은 환율 및 금리 급등 등 한국 시장 전반이 불확실성에 노출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전쟁 영향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런던 금속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107달러대에,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배럴당 98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중동 전쟁 직전보다 약 50% 가까이 오른 수준으로, 최근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다시 반등했다.

환율도 17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23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오후 종가 대비 8.5원 오른 1509.10원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치로, 최근 중동 위기 이후 약 30조 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로 인한 여파다.

금리도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전인 지난달 27일 3.962%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4.418%까지 치솟으며 약 3주 동안 0.456포인트(p)나 올랐다. 이에 한국 국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하면서 3년물 국채 금리는 3.534%, 10년물 금리는 3.831%까지 치솟았다.

특히 미국의 공세에 이란도 맞불을 놓는 등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흐르면서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핵시설에 보복 차원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에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초토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황이 수시로 변하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며 빠른 종식을 시사했지만 13일 이란 핵심 원유 터미널인 하르그섬을 타격하며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21일에도 "군사적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지만 다음날 '48시간' 최후 통첩을 날리며 입장이 빈번하게 바뀌는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는 미국 증시에 비해 선방하고 있지만, 전쟁 여파로 당분간 고유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스피의 변동성이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는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 통첩' 시한이 지난 이후에 전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조속히 이뤄질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완화되면서 코스피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 반면 위기가 지속돼 고유가-고금리의 순환고리가 형성되면, 국내 증시도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하방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시장 안정조치가 시행되더라도 금융시장 방향성은 중동 전쟁 향방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 예측에 의한 선제적 대응은 무의미하며, 중동 전쟁 전개 여부에 따라 전면적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