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흔들리는 코스피…고유가·강달러 변동성 지속

유가·환율 변화에 극심한 부침…"이란상황 의존적 국면"
FOMC 금리 결정·엔비디아 GTC·美 '네 마녀의 날', 빅 이벤트

코스피 지수가 하락 마감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전장대비 96.01포인트(1.72%) 하락한 5,487.24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12.50원(0.84%) 상승한 1,49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3.13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금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이번 주 국내 증시도 중동 정세에 종속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전쟁 전개 양상에 따른 거시경제 지표의 등락이 코스피 방향성을 결정짓는 상황에서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엔비디아 'GTC 2026'과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등 국내 증시를 좌우할 이벤트들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지표 따라 널뛰는 장세…"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 지수는 5487.24로 마감해 전주(5584.87) 대비 97.64포인트(p, 1.75%) 하락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미국의 대응 등 중동 정세 변화에 지수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간 기준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실물 지표 변화에 따라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지난 9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산유국들이 감산에 돌입, 브렌트유 선물이 110달러를 돌파하자 코스피는 장중 8% 급락했다. 이튿날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종전 시사 발언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5.35% 급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는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강경 항전 방침을 밝히고 브렌트유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서자 지수는 다시 1.72% 밀려났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달러·원 환율도 4거래일 만에 1490원대에 재진입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생산·물류 비용을 높여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가계 실질 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까지 더해질 경우 경기 침체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월 말 3,94%에서 현재 4.26%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되면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성장주 밸류에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3월 셋째 주 시장은 이란 상황에 의존적인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WTI 90달러, 브렌트유 100달러 레벨의 고공 행진은 금융시장에 실질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 FOMC 금리 방향성·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로드맵 주목

중동 리스크 외에도 주요 대외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7~18일 회의를 열고 19일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 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칠 영향과 고용 둔화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딜레마를 연준이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핵심"이라며 "18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확인해야겠으나, 연준이 이를 일시적 요인으로 간주한다면 시장의 불안 심리는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 측면에서는 16~19일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GTC 2026', 18일 미국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는 GTC 2026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 AI 투자 모멘텀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주요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제시할 경우 마이크론보다 높은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갖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20일 미국 증시 '네 마녀의 날'도 주목된다. 이날은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 주식 선물·옵션의 만기일이 동시에 겹치면서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하루에만 S&P500 7000포인트 행사가에 콜·풋을 합쳐 약 1조 320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만기 소멸된다"며 "이 물량이 소화되기 전까지 기관은 FOMC, 마이크론 실적, 엔비디아 GTC 결과를 확인하기 전 방향성 베팅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 상·하단을 동시에 막는 구조적 제약이 20일 이후에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이란 전쟁발 유가 급등도 과거 걸프전처럼 단기적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