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 확 커진 韓 증시…"설 이후 자금 더 몰린다"
실적 레벨업에 증시 규모 구조적으로 커져
부동산 억제 정책·RIA 시행…"유동성 충분"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주가지수의 상승으로 시중의 유동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 유동성 증가보다는 한국 증시의 체급이 한 단계 올라선 구조적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설 이후에도 대기자금이 재유입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사기 위한 준비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2일 기준 103조 1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도 29조 3338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0% 증가했다.
최근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될 것이란 불안)' 및 '빛투' 확대 등으로 시중의 유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됐다는 평가다. 지난 9일 기준 신용잔고 금액은 31조 180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이를 단기 과열로 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가계가 보유한 유동성과 비교할 때, 현재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자금 유입 규모로는 '과열'을 언급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신용잔고가 역대 최대 규모이긴 하지만 예탁금 대비 비율은 30% 이하로 낮아 과도한 위험 신호라고 해석하진 않고 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7~2008년 유동성 대비 6.5%까지 자금이 유입됐고, 2020~2021년에는 유동성 대비 12.7%까지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며 "2024년 7월부터 시작된 현 시점에 자금 유입 규모는 유동성 대비 3.8% 수준이며, 이 마저도 해외주식을 제외하면 1.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시장 체급이 구조적으로 커졌다고 평가하는 의견이 많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유동성보다는 실적 레벨업에 따른 증시 체급 상향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며 "신용융자자금도 시총 대비 비중은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이익 규모나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비해 낮은 편이기에 현재 한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근 증시로의 자금 유입의 속도가 빨라 향후 주가 조정이 나타나면 투자 주체별 손바뀜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전망치를 기존 33조 8000억 원에서 45조 6000억 원으로 34.8% 상향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공격적인 전망치로 평가하지 않는다"며 "최근 상승한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성이 충분한 데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설 연휴 이후에도 대기자금이 재유입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조만간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제도까지 시행될 경우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 양극화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격한 통화 긴축으로의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중장기 금리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여력은 충분해 완화적인 유동성 환경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다면 개인의 자금 이동 규모는 막대한 여력을 갖고 있다"며 "과거 주식 붐이었던 2007~2008년, 2020~2021년 대비 개인들의 투자 여력은 50조 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단기적으로는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용 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설 이후에는 레버리지 축소와 함께 선별적 자금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반도체 주가가 조정에 들어가면 저가 매수 대기자금이 유입되고, 일부 자금은 정책 수혜 업종 및 내수·가치주 등으로 분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는 AI 관련 성장주와 바닥에서 반등 기회를 보이는 가치주를 동시에 가져가는 바벨 전략을 고려할 시점"이라며 "AI 인프라 주도주 비중을 유지하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거 평균 대비 낮은 업종을 함께 편입해 변동성 국면에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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