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 믿어도 되나요"…ETF 9조원 베팅한 개미들 '고심'

1월 수익률 코스피 넘었지만, 2월은 '시들'…변동성 우려 고개
"정책 모멘텀 지속이 지수 뒷받침…개별 종목은 '선별 투자'"

ⓒ 뉴스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4년 만에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을 회복한 코스닥 지수에 개인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지만 투자자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책에 기댄 지수 상승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16일 ETF 체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코스닥150(4조 963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순유입액 상위 20개 ETF 가운데에서도 코스닥 관련 상품이 4개나 포함됐다.

이들 상품에 순유입된 자금만 총 8조 9218억 원에 달한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는 1조 9603억 원이 몰렸고, TIGER 코스닥150 ETF에도 1조 6342억 원이 유입됐다.

코스닥 지수 추종 ETF에 개인 자금이 집중된 것은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역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책 기대에 1월 코스피 넘은 코스닥 수익률…개미들 눈 '번뜩'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코스닥은 연초 급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코스닥 지수는 24.20% 올라 코스피(23.97%) 상승률을 웃돌았고, 지난달 26일에는 4년여 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정부의 코스닥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가 뒷받침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유지·퇴출 전 단계에 걸친 제도 재설계 방침을 발표했다. 혁신기업의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부실 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심사는 강화하기로 했다. 우량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확대하고, 부실 기업을 신속히 정리하기 위한 상장폐지 절차도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율을 기존 3%에서 5%로 상향하고,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이달 12일에는 주가가 1000원에 못 미치는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시가총액 요건을 반기 단위로 조기 상향하는 구체안도 내놓았다.

정책 타고 급등 후 '시들'…"실적 가시성 낮아 변동성 커"

다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 지수 상승이 구성 기업의 실적 개선보다는 정책 기대에 크게 의존한 만큼, 상승 동력이 약화될 경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코스닥 지수는 정책 기대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1월 말 1180선까지 올랐다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 13일 1100선까지 내려왔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실적 가시성이 낮아 정책·테마 중심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며 "특히 금리 변동이나 투자심리 악화 시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강화, 실적 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한, 코스닥 랠리의 지속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정책 개편 지속과 기관 자금 유입 중요…종목은 선별 투자해야"

코스닥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상승의) 시작점인 ‘정부의 부양 의지와 정책적인 지원’을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따"며 "초기 성장 국면에 있는 산업은 정부의 예산 증가가 기업의 매출로 연결될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방안에 따라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유입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지원에 이어 개별 기업의 실적 개선도 중요하단 지적이다. 이에 투자자들에게는 '선별투자'를 강조했다.

윤창용 센터장은 "지속 상승을 위해서는 정책 모멘텀에 더해 바이오·IT 일부 업종에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고, 유동성이 중소형주로 안정적으로 확산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주 투자 시 기업별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 괴리가 큰 종목이 빈번하므로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집중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대형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IT 업종 실적 개선, AI·ESS·우주 등 특례상장 가능성이 높은 신성장 산업은 상대적으로 주목할 만한 분야로 거론됐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