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공포 걷힌 외환시장…설 이후 '1480원 상단 박스권' 무게

증권사 센터장들, 1480원 상단 등락 후 완만한 원화 강세 전망
"환율-외국인 수급 상관관계 약해졌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2026.2.12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한때 1500원에 근접했던 달러·원 환율이 당국의 개입과 수급 개선 기대로 한숨을 돌렸다. 증권가에서는 설 이후에도 환율이 1440~1480원 사이에서 등락하다가 미국 금리 인하 등 조건에 따라 원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1440~1480원 박스권 전망 속 원화 강세 가능성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설 이후 달러·원 환율이 1440~1480원 범위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지난해 9월 1300원대 머물던 달러·원 환율은 '서학 개미'의 외국 주식 투자 등에 따른 달러 수요와 원화 약세 전망 등으로 12월21일에는 장중 1480원을 넘으며 1500원을 위협했다. 1년 8개월 만에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급락한 환율은 이후 1480원을 상단으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 대비 4.7원 오른 1444.9원에 장을 마쳤으나, 1500원 선을 위협하던 연초와 비교해 확연히 진정된 모습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강도는 덜하다"며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달러 공급, 코스피 호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자금 유입 모멘텀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 연준을 둘러싼 정치적 이벤트,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등 달러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구조적 해외투자 움직임으로 달러·원 환율 역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연평균 1400원 중반의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연초 이후 지속된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원화와 엔화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한동안 1440~1480원 내외에서 등락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투자자금이 해외로부터 국내로 이전되고 연초 국민연금에서 의결한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등으로 달러·원 환율은 추가 하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재개되고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1440원 아래로 하락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탈 강해져…원화 강세 긍정 요인 많아"

환율 등락은 국내 증시에 다층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경우 원화 강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방향성 배팅 대비 글로벌 패시브 자금 영향력으로 인해 환율과 외국인 수급 사이 상관관계가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화 약세의 경우 반도체와 조선 등 수주 기반 수출주에 긍정적이고, 원화 강세로 전환되면 내수 업종과 항공, 철강/화학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에 긍정적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환율이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를 제약하는 요인은 아닐 것"이라며 "원화 강세 기대가 생겨야만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유입된다는 논리는 과거 바스켓 매매 시절에 해당하고, 최근에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소수 종목에 매수가 집중되는 형태이기에 환율 레벨보다는 개별 기업 이슈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 변수에 따른 단기적 변동성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방향성은 경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원화 강세를 전망한다"며 "증시 랠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당장 기업의 이익과 미래의 외인 수급을 낙관할 수 있어 긍정 요인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