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고의적 회계부정 지시자, 5년간 상장사 임원 못한다"
증선위,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 발표
2026년 중 시행을 목표로 제도 정비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고의적 회계부정 지시자는 최대 5년간 국내 모든 상장사의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게 된다.
최대 주주가 빈번히 변경되거나 임직원 횡령이 발생한 대형 비상장사도 직권지정 감사를 받을 수 있다.
대형 회계법인은 독립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감사품질 감독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4일 제3차 정례회의를 열고 자본시장의 회계 투명성 개선을 위한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회계부정 제재 강화방안'을 통해 회계부정 과징금을 대폭 강화한데 이은 후속 대책이다.
이번 방안에 따라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임원은 물론 공식 직함 없이 이를 지시한 실질적 지시자도 제재를 받는다. 해당자는 당해 회사의 해임·면직 권고, 직무 정지, 과징금 부과와 함께 향후 최대 5년간 국내 모든 상장사의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위반해 제한 대상자를 임원으로 선임하거나 해임을 거부한 상장사에는 최대 1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감사 품질을 저해해 온 관행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합리적 이유 없이 현저히 적은 시간을 투입해 감사를 수행한 경우 부실감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심사·감리 대상 선정 시 우선 고려한다. 점검 결과 부실감사가 확인되면 정부가 해당 회사의 감사인을 교체하고, 기업에 대해서도 지정감사와 재무제표 심사를 통해 회계부정 여부를 들여다본다. 회계법인이 감사품질 유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도 기존의 지정제외점수 중심 제재에서 벗어나 위반 수준에 따라 영업정지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이 도입된다.
투명성 취약 기업은 비상장사라도 직권지정 감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3년 내 최대 주주가 3회 이상 변경됐거나 횡령·배임이 발생한 자산 5000억 원 이상 비상장사는 직권지정 감사 대상에 포함된다. 외형은 크지만 내부 통제가 취약한 기업의 회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판단이다.
감사인 지정제도 역시 대폭 손질한다. 정부는 회계법인을 단순한 규모가 아니라 감사품질 중심으로 평가해 시장 선택을 받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바꾼다. 기존에는 회계법인을 규모, 손해배상능력 등에 따라 가~라 군(群)으로 분류해 대형 상장사는 대형 회계법인(가군)만이 감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제부터 손해배상능력 요구 수준을 일괄 두 배 상향하고, 군 상향 특례를 도입해 감사품질 평가 최상위권을 기록한 중견 회계법인에도 상위군 상장사 감사 기회를 부여한다. 다만 상위군 기업을 감사하는 만큼 사고 대비를 위해 기준 대비 1.5배의 손해배상능력을 추가로 쌓도록 한다.
대형 회계법인의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도 외부 견제가 도입된다. 가군 회계법인에는 외부전문가가 과반(위원장 포함)을 차지하는 독립적 '감사품질 감독위원회' 설치·운영이 의무화된다. 위원회는 경영진이 수익성에 치중해 감사품질을 소홀히 하는지 감독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사전 모니터링하는 공익적 내부 견제기구 역할을 맡는다.
증선위는 금융당국과 함께 외부감사법 및 하위 규정 개정을 추진해 2026년 중 시행을 목표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2026년 상반기 국회 제출을 추진하고, 시행령·규정 개정으로 가능한 과제는 같은 기간 입법예고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