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박에 '해외주식 채널' 도미노 폐쇄…"투자 정보 위축" 우려

키움·한투 이어 신한證 중단 검토…몸 낮추는 증권사들
혜택 줄고 정보 창구 닫혀…비제도권 정보 의존 우려도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해외주식 영업 관행에 제동을 건 가운데 증권사 텔레그램 채널들도 잇따라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감원 압박에 제도권 정보 유통까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가 해외투자 관련 텔레그램 채널을 닫거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구독자 약 2만 7000명에 달하는 신한투자증권의 글로벌 전략 텔레그램 채널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서는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선제적으로 텔레그램 운영을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3일 증권사 텔레그램 중 가장 많은 구독자(3만 7000명)를 보유한 '미국주식 톡톡 채널'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독자가 1만 명에 달하는 해외선물 채널도 중단했다.

이튿날에는 한국투자증권의 중국·신흥국 관련 채널이 잠정 중단 소식을 알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채널 외에도 해외주식 관련 채널 전반에 대한 중단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전반으로 해외투자 정보 채널의 '도미노 폐쇄'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증권사 텔레그램 채널은 통상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회사 내부 허가를 받아 운영한다. 마케팅 등 매매 유도보단 △시황 브리핑 △뉴스 등 정보 및 자사 리서치 보고서 공유 △전략 인사이트 제공에 초점이 맞춰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해외주식 영업 행태에 감독 강도를 높이자, 증권사들이 텔레그램 채널까지 포함해 해외투자 관련 활동 전반을 선제적으로 축소하는 모습이다. 당국 감독 기조에 엇박자를 타 '미운털'이 박히기 전에 몸을 낮추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 운영까지 콕 집어 중단하라 압박하는 건 아니지만, 어디까지가 감독 대상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널을 유지하는 건 위험 부담이 있다"며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해외주식 전반에 대한 접근성 자체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고환율 배경 중 하나로 해외주식 투자가 거론된 뒤 당국 제동이 본격화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정보 채널 축소가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비제도권 정보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도권 정보 유통까지 위축시킬 경우, 결과적으로 시장의 정보 비대칭과 투자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 과열에 대한 감독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과도한 감독 기조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이거나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 환경을 악화시키는 부적절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