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폭등에 60% 수익 낸 개미, 익절 때 왔나…"○○ 해소 땐 급락 위험"

63달러도 넘어선 은 선물, 52주 변동폭 92.77%…57%대 금 변동폭 상회
美 관세 부과 우려→재고 불균형→버블 확대…"관세 없을 땐 급락 위험"

국제 은값이 사상 처음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초와 비교해 은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사진은 11일 서울의 한 금은방에 실버바가 전시돼 있는 모습. 2025.12.11/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은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 투자자들도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은 재고 부족을 초래한 미국 관세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현재의 급등세가 급락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3월물) 가격은 장 중 63달러도 넘어섰다. 52주 변동폭은 92.77%로, 금 선물 변동폭(57.27%)을 크게 웃돌았다.

은 가격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온스당 56.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선 60달러를 넘어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며 질주 중이다.

은값 상승에는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한 안전자산 수요와 함께 반도체·전기차·태양광 패널 등 산업용 수요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첨단 산업의 성장세가 수요를 견인했다.

재고 부족 현상에 상승 압력은 더욱 커졌다. 대규모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선 은 재고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글로벌 재고 불균형이 심화했다.

글로벌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급등은 국내 투자상품 수익률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국내 투자자들도 은값 상승의 수혜를 받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수익률 상위 10개 ETN 중 8개가 은 관련 상품이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는 이 기간 62.56% 오르며 전체 ETN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해당 ETN처럼 은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60%, 1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30% 내외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은값 랠리가 기초적인 수급 개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단기적 버블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은을 '핵심 광물'로 지정하고 알루미늄·구리·철강처럼 은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단 시그널을 보이며 재고 불균형이 심해진 점이 가격 급등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으로 실물 은이 몰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실물 재고가 줄어들며 공급 불균형이 줄었고, 금보다 실물 시장 규모가 작은 은 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선물 중심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단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관세 변수로 인해 왜곡된 글로벌 재고 흐름이 정상화될 경우, 현재의 급등세가 조정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올해의 은 가격은 본격적으로 단기간 급등과 급락(Boom-bust) 사이클에 돌입한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버블이 계속 확대될 수 있으나, 관세 부과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리스크가 해소되면 급락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