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신용거래융자 26조 돌파…반대매매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
신용거래융자, 코로나19 당시 빚투 규모 깨고 사흘 연속 사상 최대치
'신용거래 순증 최대' 삼전·수익률은 -9%…반대매매 3.4%로 연중 최대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코스피가 4% 가까이 하락하며 증시 변동성이 컸던 지난주에도 개인 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26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반대매매 비중도 1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뛰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일인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26조 2165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5일 25조 8224억 원으로 4년 2개월 만에 종전 기록을 넘어선 뒤,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직전 고점은 코로나19 유동성 장세가 한창이던 2021년 9월 13일의 25조 6540억 원이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4000선을 돌파한 뒤 랠리를 이어갔지만, 이달 초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재부각되며 지수가 크게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에만 코스피는 3.74%, 코스닥은 2.62% 하락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기회'로 생각하고 몰려들었다. 지난주 5거래일 연속 개인은 국내 주식을 사들였고 총 7조 513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같은 반도체 종목이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에 4600억 원의 신용잔고가 몰렸다. 제조(4403억 원), IT서비스(1023억 원) 등 증가분도 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3185억 원)가 지난주 가장 많은 신용잔고금액 순증을 기록했는데, 수익률은 부진하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8.93% 하락했다.
네이버(035420)(517억 원·-2.80%), HD현대일렉트릭(267260)(477억 원·-5.98),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463억 원·-7.335)도 상황은 비슷했다.
개인 투자자의 공격적 매수와 함께 반대매매 규모도 1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3.4%로, 2024년 8월 6일(4.6%) 이후 가장 높았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도 3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6일(440억 원) 이후 가장 많았다.
미수 거래는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영업일 이내 결제 대금을 갚아야 하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투자자가 기한 내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반대 매매)해 채권을 회수한다.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투자자는 대출금뿐만 아니라 투자 원금도 대부분 날린다. 증권사가 담보로 받았던 주식을 헐값에 팔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보수적인 대응을 권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한국 증시가 급등한 만큼 고점 부담이 누적돼 있고, AI 버블 우려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무모한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과열 신호가 감지되자 선제적으로 고삐를 조이고 나섰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부터 국내외 주식, 펀드, ELS 등 전 종목의 증권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키움증권도 지난달 19일부터 고변동성 종목 일부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대용비율은 25~40%로 하향, 현금비율은 10%포인트 높였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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