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피, 무너지지마"…동학개미 방위군, 닷새간 '7.4조 총알' 쐈다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닷새째 외국인이 던진 7조 원 이상의 물량을 개인이 받으며 '동학개미의 저력'을 보여줬다. 개인투자자의 저가매수세가 본격화하며 단기 조정 국면을 지나는 코스피의 변동성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2.69포인트(p)(1.81%) 하락한 3953.76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3887.32까지 내렸지만, 개인 순매수에 3950선을 지켰다.
이날도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사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총 6조 8014억 원 팔아치운 외국인은 이날도 4718억 원 순매도하며 7조 2732억 원 팔아치웠다. 기관도 이날 하루에만 2281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코스피 하방을 방어하는 일등 공신이다. 이날도 개인 홀로 6958억 원 '사자'에 나섰다. 개인은 앞서 3~7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7조 4603억 원 사들였다.
그간 상승장에 매도로 일관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개인들은 5일 '검은 수요일' 전후로 폭발적으로 매수 행렬에 가세했다.
이달 4일(2조 7009억 원)과 5일(2조 5659억 원)은 역대 개인 순매수 8, 9위를 차지하며 지난 2021년 코로나 랠리 이후 가장 규모가 컸다.
'빚투' 규모(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일 기준으로 25조 8781억 원으로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 2021년 9월 기록한 고점(25조 6540억 원)을 확실히 넘어선 것이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5일 88조 27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기준 86조 9556억 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매수세는 반도체와 원전, 조선, 전력기기 등 대세 종목에 집중됐다. 이달 3~6일 닷새간 SK하이닉스(000660)(2조 4475억 원)와 삼성전자(005930)(1조 5005억 원)가 개인 순매수 1·2위를 차지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6010억 원)와 한화오션(042660)(1825억 원) 등 에너지·조선업종과 HD현대일렉트릭(267260)(1380억 원) 등 전력기기 업종도 상위권에 올랐다.
모두 증권가에서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 수혜로 단기 조정 이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되는 종목들이다.
외국인이 밀어 올린 이번 급등장에 개인은 줄곧 소외돼 왔다.
올해 6월부터 코스피 지수가 50%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 기간 개인은 8월과 이달을 제외하곤 국내 증시를 모두 순매도했다. 코로나 급등장 당시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포모(FOMO) 현상이 팽배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코스피 신고가 랠리에도 개인은 오히려 매도세로 일관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증시에 유입하고자 하는 의지는 계속 보였었다. 지난달 증시자금이 80조원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날마다 저가매수 기회를 봤다.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달성한 마지막 주부터 6370억 원어치 순매수로 '포모' 매수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이달 들어 외국인 집중매수로 코스피가 조정을 받자 본격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코스피가 단기 조정 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개인들의 저가매입 유입세가 하방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개인은 저가 매수 전략을 활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변동성 확대 시 개인 자금 유입 본격화로 지수 하방 경직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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