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논의 본격화하나…정치권 이어 정부도 "검토"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논의가 정치권을 넘어 정부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리 있다"며 긍정적 검토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의 연이은 제기에 정부 고위 관계자까지 사실상 공감대를 드러내면서,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의원은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가 문을 닫으면 도시민의 신선 농산물 소비에 문제가 생기고 농가에도 피해가 클 것"이라며 "농협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송 장관은 "일리 있다"며 "농협 적자가 문제이긴 하지만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그 부분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장관이 국감 자리에서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정치권 중심에서 제기돼온 "농협이 공익적 관점에서 인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사실상 '맞장 응답'을 내놓은 셈으로 봤다

송 의원은 앞서 지난 24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도 "홈플러스는 연간 1조8800억 원 규모의 국산 농축산물을 판매하며, 5만여 농어가가 납품하는 유통망"이라며 "농협이 인수에 나설 경우 농민 판로 보호와 물가 안정, 지역경제 유지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의 연간 적자가 합쳐 약 800억 원에 달한다"면서도 "한번 보겠다"고 답해 여지를 남겼었다.

유통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농협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상징적"이라며 "사안이 단순한 기업 M&A에서 공공경제 이슈로 전환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홈플러스는 전국 120여 개 점포를 운영하며 약 2만 명의 직접고용 인력과 20만 명의 협력업체 종사자, 5만여 납품 농어가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가 공감대를 드러낸 만큼 농협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