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무덤' 2차전지株 달라졌다?…이달 ETF 70% 수익률 기록

'72.28%' 2차전지 ETF 수익률 1위…'AI 수혜' ESS 수요 기대
"분위기가 만든 무차별 상승, 차별화 염두에"…증권가 우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른바 '개미 무덤'이라고 불렸던 이차전지(2차전지) 종목들이 이달 들어 급등 중이다. 2차전지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했고, 한 달도 안 돼 70% 이상 오르기도 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1일 기준) ETF 상품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것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72.28%)로 나타났다. TIGER 2차전지 TOP10 레버리지도 59.98% 상승했다.

2차전지 관련 ETF 최근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담긴 상품 수익률을 상회했다. TIGER반도체TOP10레버리지(50.18%), KODEX 반도체레버리지(41.79%) 등 반도체 관련 상품들을 모두 큰 차이로 제쳤다.

이들 상품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에코프로(086520)·에코프로비엠(247540) 등 대표 이차전지 종목을 담고 있으며 해당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한다.

TIGER 2차전지소재Fn(44.67%), KODEX2차전지핵심소재10(43.99%), BNK 2차전지양극재(41.08%), SOL2차전지소부장Fn(38.74%) 등 관련 2차전지 관련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 10개 중 6개를 차지했다.

지난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당장 한 달 전 마이너스였던 이들 종목에 파란 불을 켰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긍정적 소식에 기지개를 켠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2차전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졌다. 막대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수요가 큰데, ESS의 핵심 부품이 배터리라 수혜 전망이 일었다.

지난 5월 공모가(30만 원) 밑까지 하회했던 LG에너지솔루션이 4개월 만에 다시 시가총액 100조 원까지 회복한 것도 ESS 덕이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로 중국 배터리 입지가 흔들린 점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 지수로도, 개별 종목으로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27.35% 오르며 거래소 테마 지수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KRX 반도체 TOP 15(20.95%) 지수 상승률도 상회했다. 에코프로(84.19%), 에코프로비엠(46.93%), LG화학(40.65%), 삼성SDI(28.05%) 등도 가파르게 올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등에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국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것은 전기차인데, 9월 전기차 생산 증가는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수요가 당겨진 측면이 있어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ESS 관련 수혜도 선별적으로 따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섹터 내 긍정적인 분위기가 전반적인 무차별 상승을 만들어냈다"며 "이에 기초해 단기 상승 국면 지속될 수 있겠으나, 이후엔 수혜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 간 실적 및 주가 차별화가 전개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