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니까 오르네" SK하이닉스 임원들…50% 수익 놓쳤다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지난달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달 주식 매도를 마친 일부 임원들은 약 50% 안팎의 추가 수익을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도 더 오르며 지난달 7만~8만 원대에서 주식을 판 임원들 역시 상승분을 챙기지 못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지난달 SK하이닉스 임원·주요 주주 특정 증권 등 소유 상황 보고서 공시는 총 3건으로, 비등기 임원 3인이 32만~33만 원대에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등기 임원 3인 중 손상호 담당은 지난달 12일 SK하이닉스 주식 790주를 32만 7500원에 팔았다. 15일엔 박수만 담당이 33만 8000원에 369주, 박명수 담당이 33만 4000원에 450주를 매도했다.

다만 손상호 담당을 제외하고는 박수만 담당과 박명수 담당이 모두 769주, 672주를 아직 보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지난 한 달 동안 26만 9000원에서 34만 7500원까지 7만 8500원(29.18%)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임원들의 주식 매도도 주가가 상승세를 탄 가운데 이뤄졌다.

하지만 주가가 10월에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9월 매도는 결과적으로 '실책'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전 50만 2000원까지 찍으며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최고가 기준으로 따지면 이달에만 15만 4500원(44.46%)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005930)에서도 지난달부터 상무·부사장 등 8명의 임원이 주식을 팔았다. 이달 16일 9만 7700원에 401주를 장내매도한 최철환 상무를 제외하곤 전부 9월에 7만 4000원대에서 8만 6000원대에서 주식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9월 한 달간 6만 9700원에서 8만 3900원까지 20.37% 올랐다. 하지만 10월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며 전날 9만 9900원까지 터치, 지난달 주식을 판 임원들의 투자는 아쉬운 선택이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상승세 대비 임원들의 매도 규모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반도체 랠리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보유를 선택한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역대 메모리 사이클 중 가장 높고, 긴 사이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메모리는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 가장 병목이 심한 제품 중 하나이며, 스케일 아웃 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자 재고 부족 및 생산 확대 여력 제한을 감안하면, 업황 강세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의미한다"며 "공급자 우위 장기화 속 장기 공급계약 확대와 제품 간 가격 시너지 촉발에 따른 가격 강세의 초입 구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