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사상 최대'"…국내 증권사 '글로벌 브로커' 전환 가속

해외 주식 보관금액 240조 돌파…90% 이상이 미국에 집중
美 증권사와 지분 교환·법인 설립…"해외 거래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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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증권사들은 현지 브로커와 제휴는 물론 직접 법인 설립에 나서는 등 글로벌 전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1707억 4068만 달러(약 242조 1102억 원)로 연초 대비 43.3% 증가했다. 이 중 90% 이상이 미국 종목에 집중돼 있다.

해외 주식 보관규모는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핵심 경쟁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에 하나증권은 지난해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에 약 2.2% 지분을 투자하며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했다.

웨드부시는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섹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미국 LA 기반 증권사다.

하나증권은 웨드부시를 현지 브로커 파트너로 지정해 해외주식 주문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 애널리스트 초청 세미나·리포트 독점 제공 등을 통해 리서치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오는 10월 27일 '하나x웨드부시 글로벌 인사이트: 넥스트 웨이브' 포럼을 열고 AI·미국 증시 전망 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미국 시버트 파이낸셜(Siebert Financial)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주식 중개, AI 기반 거래 시스템, 디지털 자산 인프라 구축 등을 논의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시버트 지분 19.9%를 확보하고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페이(377300)의 모바일·핀테크 기술력과 시버트의 금융 인프라·상품 운용 전문성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키움증권(039490)과 토스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미국 현지 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미국에 홀딩스와 운영법인 두 곳을 동시에 설립하며 직접 브로커 사업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 주문을 현지 브로커를 통해 집행하지 않고 직접 브로커 라이선스를 확보해 중개 수수료를 절감하고 거래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설립한 미국 법인 'Toss Securities Holdings US' 산하 손자회사 'Toss Securities US'가 올해 6월 브로커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본격 영업을 시작했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미국 법인 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확대하며 사업 반경을 넓히는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증권사 간 경쟁 무대도 '국내 점유율'에서 '미국 현지 플랫폼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해외 거래 서비스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