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 눈앞인데 미·중 갈등 재점화…'10조 실탄' 개미들 돌아올까

미-중 갈등 고조·AMD 등 반도체주 하락에 '단기 조정' 불가피
14일 3분기 잠정실적 발표…'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시 투자 매력도 상승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3610선을 돌파한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2025.10.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지난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주말 새 재점화된 미·중 무역 갈등과 이번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가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데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단기 조정이 올 수 있지만, 3분기 '깜짝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5400원(6.07%) 오른 9만 4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주가 9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4년 9개월 만이다.

이번 삼성전자 상승세는 지난 추석 연휴 휴장 기간에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랠리가 이어지며 AMD, 엔비디아 등이 최고가를 갈아치운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AMD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전량 공급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놓은 상태로, 증권가는 AMD 주가와 삼성전자 주가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말 동안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3.6%나 하락하는 등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AMD는 7.8%, 브로드컴은 5.91%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가 AMD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데다 그간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들의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등 요인도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14일 3분기(7~9월)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및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10조원이 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3개월 만에 '10조 클럽' 복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종합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조 1419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을 10.4% 웃도는 예상치다.

이에 주가도 실적에 반응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9월 이후 주가 폭등 부담, 반도체 업종 단기 쏠림 현상 해소 등으로 일시적인 '가격 되돌림'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 더 주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장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반도체 겨울론을 제시했던 '반도체 저승사자' 모건스탠리는 최근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4% 상향한 11만 1000원으로 올렸다. 삼성전자가 2026~2027년 HBM4 양산에 들어가고 AI 고객사 확보에 나서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이란 게 모건스탠리 전망이다.

이번 상승장에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내다판 개인투자자들이 재매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일단 '실탄'은 두둑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0조 2427억 원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개인은 14조 2755억 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그중 10조 원가량이 최근 한 달에 집중된 셈이다. 삼성전자가 6만 원대에서 9만 원대까지 급등하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은 서둘러 차익실현 혹은 '탈출'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의 조정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향방이 주목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4.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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