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토스證 '공휴일 美주식 배당' 개시…증권업계 확산될까

카카오페이證 자체 시스템 구축…"실질적 편익 제공"
2년 전에는 무산됐는데…올해는 기류 변화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국내 최초로 공휴일 해외주식 배당금 지급에 나선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도 관련 수요 조사를 진행하면서 공휴일 배당금 지급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배당 데이터 추출·업로드 프로세스를 자체 개발해 지난 15일 광복절부터 해외주식 공휴일 배당금 지급을 시작했다. 다가오는 10월 추석 연휴에도 해외주식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배당 재투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고객 투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공휴일 지급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토스증권도 시범적으로 광복절에 배당금을 지급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고객 이용 편의 제고를 위해 공휴일 배당금 지급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조직과 시스템 준비를 마치는 대로 정식 서비스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해외주식 배당금 지급일이 국내 공휴일과 겹치면, 배당금은 그다음 영업일에 지급된다. 공휴일에는 예탁원의 권리배정 '자동송수신시스템'(CCF)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등 IT 기반의 증권사가 자체 지급 체계를 구축해 선제적으로 공휴일 해외주식 배당금 지급에 나서는 모습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공휴일에도 배당금을 활용한 재투자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예탁원은 지난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공휴일 해외주식 배당금 지급과 관련한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예탁원은 2년 전에도 공휴일 배당금 지급 시스템을 마련하고 증권사 의견을 물었지만 당시에는 대다수 증권사가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해 도입이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급증하며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일부 증권사들은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내부 시스템을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공휴일에 배당이 잘못 나가면 큰일"이라면서 "하루 더 빨리 배당금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가 안 생기고 안정적으로 배당금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B 증권사 관계자 역시 "조금 빨리 주려고 했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CCF 전문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공휴일에 (배당금을 지급하려면) 내부 프로세스가 구축돼야 한다"며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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