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수익률 1위' 코스피, '검은 금요일' 하락률도 1위…상승분 11% 증발
7월까지 35.26% 올라 주요국 중 상승률 1위…하루 만에 3.88% 급락
고율관세에 정책·금리 인하 기대 꺾인 영향…"펀더멘탈로 상승 전망"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3300 돌파를 눈앞에 뒀던 코스피가 단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보이며 글로벌 1위를 기록했지만, '검은 금요일' 하루 만에 일년간 쌓아올린 상승분의 10% 넘게 증발했다.
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해 1~7월 코스피는 2399.49에서 3245.44까지 845.95포인트(35.26%)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전세계에서 증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7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7.78%), 나스닥지수(9.38%)와 비교해도 코스피 상승 폭은 월등히 컸다. 일본 니케이225지수(2.94%)와 중국 상해종합지수(0.66%) 수익률도 압도했다.
그러나 파죽지세로 오르던 코스피는 지난 '검은 금요일'에 급격히 꺾였다. 불과 하루 만에 일년간 상승분의 11%를 반납한 것이다.
직전 거래일인 7월 31일 코스피는 장중 3288.26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점(3316.08)까지 27.82포인트(0.84%)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하루 뒤인 8월 1일 3.88% 급락, 전 세계 증시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날 주요국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지만, 코스피만큼 낙폭이 크진 않았다. 일본 니케이는 0.65%, 중국 상해종합은 0.37% 소폭 하락에 그쳤고, 미국 3대 지수인 다우(1.23%)·S&P500(1.60%)·나스닥(2.24%)도 코스피 대비 하락 폭이 작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그간 가파르게 오른 만큼 낙폭도 컸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는 급락을 감안하고도 여전히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코스피는 기대감에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감이 있다"며 "그 기대감이 좀 후퇴하는 국면이라고 본다면 시장도 일부 되돌림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숨고르기를 제외한 주요 급락 배경으로는 최근 증시 랠리를 지탱해온 △한·미 관세 협상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동시에 꺾인 점이 지목된다.
우선 지난주 한·미가 최종 합의한 대미 15%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제시했던 25%보다는 낮지만,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0%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확연한 고율 관세라는 평가다.
같은 날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첫 세법 개정안은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시장 기대와 달리 법인세율과 양도세 대주주 기준, 증권거래세 등 이전 정부에서 완화된 증시 관련 세율을 원상복구한 영향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다.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예상치를 웃돈 것도 9월 동결·연내 1회 인하 전망에 힘을 실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요인(Fundamental·기업이나 경제의 실질 가치)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 센티멘털(Sentimental·투자자의 심리) 요인에 비롯된 일시적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최근 발표된 7월 수출 실적이 견조했던 것처럼 하반기 펀더멘털에 근거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며 과열 해소 및 매물 소화를 거친 뒤 상승 추세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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