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공포' 이긴 개미의 힘…1.38조 폭풍 매수 '삼천피 버팀목'
동학개미, 홀로 순매수…중동전쟁 속에서도 삼천피 방어
정책 기대감+지수 급등에 따른 '포모 현상' 나타나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확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동학개미가 증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 공세 속에서 폭풍 매수로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피 3000 돌파 이후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커진 데다 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FOMO)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가격 상승이 주춤했던 삼성전자와 인공지능(AI)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네카오(네이버+카카오)'를 대거 담았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23일 1조 3774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지난 4월 7일(1조 6721억 원) 이후 2개월여 만에 최대 순매수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급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커지는 등 확전 우려가 커졌음에도 '비중 확대'에 나섰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각각 9506억 원, 3654억 원) 공세에도 7.37포인트(–0.24%) 하락에 그치며 3014.47로 마감했다. 이틀 연속 '삼천피'를 지켜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던 중동 긴장감이 재차 고조되면서 코스피가 1.7%가량 하락하기도 했지만 개인의 저가 매수세 강하게 유입되며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새 정부 출범 후 증시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선 다음 날인 지난 4일 1조 2259억 원 순매도를 시작으로 전 거래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 3조 7579억 원을 팔았다.
'국장은 안 된다'는 고질적인 불신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 등에 투자를 주저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새 정부 출범 직전 2698.97에서 전 거래일 3021.84로 11.96% 올랐다. 여기에 상법 개정 등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본격화하면서 뒤늦게 순매수 행렬에 동참했다.
업계 관계자는 "망설이던 개인들도 지수가 오르는 것을 보며 안 사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개인 매수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동학개미가 이날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밀리는 등 초격차 신화가 무너지면서 철저히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5만전자'에 갇힌 삼성전자는 여전히 싸다고 보고 이날 3202억 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8배로,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친다.
인공지능(AI) 정책 수혜 기대감에 '네카오'도 대거 담았다. 개인투자자가 약 2070억 원 담으면서 네이버(035420)는 29만 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45조 9467억 원으로, 코스피 5위로 뛰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도 1320억 원 사들였다. 카카오(035720) 주가는 이날 6만 7600원으로, 시총 14위이다. 카카오페이(377300) 역시 746억 원 순매수했다.
중동 전쟁 확산 전망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887억 원 담았다. 이외에 삼성SDI(006400)(694억 원), 현대차(005380)(676억 원), SK하이닉스(000660)(531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511억 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2393억 원 팔아치웠다. 이날 주가가 13.95%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두산(000150)(298억 원), 한전기술(052690)(263억 원), SK이터닉스(475150)(205억 원) 등도 순매도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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