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상법상 특별배임죄 폐지해야" 재차 강조
"벼 빨리 키우자고 잡아올리면 말라죽어…균형감 필요"
"행동주의 건전한 촉매 돼야…운용사 적극 의결권행사"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기업 경영 판단이 과도한 형사 판단 대상이 되지 않도록 특별배임죄 폐지 또는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센터에서 '기업·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에 참석해 "합병, 유상증자 등에서 주주 이익 훼손 사례가 계속돼 주주보호 강화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최근 상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상법은 원칙적 주주보호 의무 선언에 그치고 있어 실제 개정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현장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보호 이행을 위한 세부 절차를 자본시장법 등에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한편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적절한 보호장치 도입 검토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벼를 빨리 자라게 하겠다고 잡아 올리면 말라 죽듯이 기업은 물론, 주주·당국 등 이해관계자 모두 균형감 있고 정치(精緻)한 결론 도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이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상법이 '후다닥' 통과될 때 충분히 논의됐는지 의문"이라며 특별배임죄 폐지를 언급했다.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류진 한경협 회장을 만나 배임죄 폐지를 언급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와 자산운용사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행동주의 기관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일본의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주주환원 유도 및 성장전략 조언은 물론 정부 개혁과제에 적극 동참하며 시장의 한 축으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렇듯 주주행동주의 활동이 자본시장의 건전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해 기업도 이들의 합리적 제언에 주주이익 극대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극적 의결권 행사는 기관투자자의 본질적 업무이자 의무"라며 자산운용사의 수탁자로서의 선관주의 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기관투자자가 주주로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는다면, 기업경영에 대한 견제와 균형 기능이 사라져, 투자자 이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은 어쩌면 알을 깨고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기업, 경영진, 주주 등 모든 이해당사자가 함께 성장하는 길을 찾아가는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개혁의 중대한 전환점)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자산운용사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 방안', '주주행동주의 동향 및 시사점' 등 발표를 바탕으로 기업과 주주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토론을 세 차례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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