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 반등에도 미국 향하는 '서학개미'…외국인 수급 의존은 한계

투자자예탁금 연초 이후 5조 '증발'…외국인 투자자는 1.6조 순매수
10일 휴장에 외국인 차익실현…"이익 하향에 장기수급 어려워"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5.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연초 코스피 상승세에도 국내증시에서 개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연초 외국인 수급에 의존해 코스피 상승을 이어간 만큼 기업 실적 이익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반등을 계속 이어가기 힘들 거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57조 582억 원에서 8일 51조 9400억 원까지 약 5조 원줄어들었다. 다만 9일에는 미국 증시 휴장을 앞두고 투자자예탁금이 52조 7552억 원으로 약 8000억 원 늘었다.

연초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연말 대비 3조원 가까이 늘며 기대감을 모았으나 이후 △3일 54조 5008억 원 △6일 53조 7958억 원 △7일 52조 3360억 △8일 51조 9400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5%대 올랐으나 투자자들이 증시 진입을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대기자금은 빠져나간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간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은 들어왔으나, 개인 자금은 빠져나갔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총 1조 6321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1조 8499조 원을 팔아치웠다.

서학개미들의 자금은 CES와 실적 시즌을 앞두고 미국으로 쏠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일 1097억 달러(160조 원)에서 6일 1164억 달러(170조 원)까지 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장이 휴장한 이후인 10일에는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매도물량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약보합에 마감했고, 개인은 매수세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에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들어올 수 있으나, 이익 하향치가 낮아지는 현재 장기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민석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연초 낮은 밸류에이션의 코스피와 상단으로 예상되는 원/달러 환율로 향후 자본차익과 환차익을 기대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 거란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가 밸류에이션 관점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제한적이며, 장기 수급의 중요한 팩터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의 2025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7월 고점을 찍은 이후 12.3% 가량 하향 조정됐으나 아직 끝이 아니다"라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조정이 진행된다면 현재 8.6배인 KOSPI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9~9.5배 사이로 상승해 밸류에이션 매력도도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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