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韓 수출 경제, 외부 역풍 직면…과거 탄핵 때 보다 어렵다"

2006년은 중국 붐, 2016년은 반도체 사이클 '순풍'…지금은 외부의 '역풍'
내년 경제 성장률은 1.8% 유지…한국 경제 위험이 하방으로 기울어져"

골드만삭스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과거 탄핵 정국인 2006년, 2016년 때보다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봤다. 내년 경제 성장률은 1.8%를 유지했다.

9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한국 견해: 짧은 계엄령 사건의 여파(Korea Views: Aftermath of a Brief Martial Law Episode—Update and Macro and Policy Outlook)' 보고서를 통해 "내년 1.8% 성장 예측을 유지하지만, 한국 경제 위험이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성장에 의미 있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2016년과 2006년의 두 건의 탄핵 사건 때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경제는 2006년 중국 붐과 강력한 상승세로 인한 외부적 순풍에 있었다"며 "2016년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 침체와 미국의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수출 지향 경제는 외부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단기 정책 전망과 관련해 "사실상의 과도 정부는 금융 시장의 단기적 안정성을 보장하고 거시경제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기존 정책을 이행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긴급 유동성 지원과 추가적인 정책 금리 인하가 이미 실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적 안정이 회복되고 잠재적인 과도기적 조치가 명확해지면, 이후의 재정 완화는 비교적 낮은 한국 정부 부채(IMF 추산 2024년 GDP의 52.9%)를 감안할 때 재정 지속 가능성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성장의 백스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목해야 할 주요 이벤트로는 "야당 연합의 추가 탄핵 동의안, 과도기 내각 구성, 그리고 헌법 개정안에 대한 양당 간 논의"라며 "경제 정책에 있어서 통화 정책이 단기적으로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정책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2025년 중반 2.25%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고수한다"며 "또 2025년 예산에 대한 의회 논의는 예산이 칩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금융투자세 폐지 및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광범위한 의미를 수반하기 때문에 주시해야 할 핵심"이라고 봤다.

아울러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이 대중과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지지받으며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령을 깜짝 선포했다. 이후 국회의 즉각적인 거부권 행사에 이어 4일 아침 계엄령이 해제됐고, 이날 오후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됐다. 7일 대통령은 탄핵 투표에 앞서 또 다른 계엄령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고, 임기 단축을 포함한 정치적 상황을 안정하기 위한 계획은 여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탄핵안은 여당이 표결을 보이콧하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