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42조 불어난 ETF 시장…한투·한화·신한 약진에 120조 시장 열었다
삼성·미래 '양강 구도' 속 점유율 경쟁 치열…상품 다양화·수수료 인하 나서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 2023년 순자산액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인 42조원대 넘게 늘어나면서 120조원대에 안착했다.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양강 체제는 굳건했지만, 업계 중위권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28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121조605억원으로 2022년 말(78조5116억원) 대비 42조5489억원(54.19%) 증가했다. 연 단위 순자산 증가폭은 역대 최대치로, 시장이 호황이던 지난 2021년(21조원)보다 약 2배 늘었다. 상품개수는 2022년 말 666개에서 2023년 말 813개로 147개(22.1%) 늘었다.
ETF 시장은 2002년 3552억원으로 시작한 뒤 2011년 11월 순자산 1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12월 5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 100조원을 넘어섰다. ETF 시장이 출범한 지 21년 만에 거둔 성과다. 특히 2022년 78조원 수준에서 1년 만에 50% 넘게 성장하며 빠르게 120조원 시장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ETF 시장은 국내외 증시가 반등한 점, 채권형·금리형 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된 점, 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 및 다양한 상품을 개발·출시한 점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한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은 고금리 수익을, 개인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전망과 접근 편의성을 이유로 채권형 ETF에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다. 시가총액 규모도 140% 넘게 급성장했다.
또한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중위권 운용사들이 발 빠르게 새로운 유형의 상품들을 내놓는 등 점유율 경쟁에 불을 지피면서 시장 확장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ETF 순자산액 기준 8대 운용사 중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각 순자산액이 47.89%, 51.03% 성장하긴 했지만 점유율은 1.72%포인트, 0.77%포인트 내린 40.25%, 36.89%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93.84% 성장하면서 전년 대비 1%포인트 성장한 4.89%로 4위를 유지했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순자산액이 각각 104.39%, 260.98% 성장했다. 점유율은 각각 7위에서 5위(2.44%), 8위에서 7위(2.19%)로 올라섰다.
한투운용은 국내 최초 현물형 미국 장기채 ETF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출시하면서 장기채 시장의 인기를 주도했고, 국내 첫 포스코그룹주를 담은 ETF를 출시하는 등 테마형 ETF의 인기도 끌었다. 신한자산운용도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등 월배당 ETF 시리즈를 통해 성장했다.
자산운용사들이 ETF 보수(수수료)를 인하한 점도 투자자들을 이끄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7월 'ACE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 보수를 0.06%에서 0.01%로 낮췄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보수를 0.01%로 내렸다. 이런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비슷한 추세다.
중위권 운용사들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ETF 시장의 양강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운용사들이 다양한 상품 개발 및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투자자들을 유치한다면 점유율 측면은 물론 ETF 시장의 전체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시장 흐름상 고금리 기조가 마무리 시점에 도달했다는 예상이 ETF 시장의 성장을 빠르게 이끌 전망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공급사들이 진입하며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ETF 시장의 성장 가속화 흐름은 2024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테마형 ETF들의 상장 증가 추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데, 통화정책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하에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