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영입'에 진심인 김남구 회장 "스카우트 경쟁…데려오면 로맨스"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 참석해 인재상 등 소개
"꿈에 도전하고자 하는 헝그리한 사람 선호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 5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 설명회'에 참석했다. 2023.9.18/뉴스1 ⓒ News1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우리 회사에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납치'까지 해봤습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1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서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납치'까지 불사한 일화를 소개했다.

김 회장은 "모기업인 동원산업에서 잠시 근무하고, 유학을 다녀온 뒤 한투증권의 전 전신인 한신증권에 들어갔는데 '세상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많구나'라고 생각했다"며 "회사는 그야말로 중소, 중견회사 수준이었는데 돈도 없고, 레퓨테이션(평판)도 없어서 걱정하다가 '똑똑한 사람들을 같이 갈 수 있게 한다면 훨씬 나은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인재를 회사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종의 '납치'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강원도 한 호텔로 몰래 데려왔지만, 그 회사 사장이 강원도 모든 호텔을 뒤져서 데려가버리는 바람에 영입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그래서 다시 작업을 해서 결국 그 인재를 모시고 왔다"며 "금융은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큰 사업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좋은 사람을 데려오려고 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카우트 경쟁은 속된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데려오면 로맨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처럼 집중하고 있는 인재 등용을 위한 한국투자증권의 인재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내 꿈을 여기에서 키워보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전문가가 되겠다고 하는 분들이 지원해주면 좋겠다"라며 "꿈에 도전하고자 하는 헝그리한 사람을 선호하며, 회사에는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를 꿈꾼다면 같이할 준비가 돼 있는 회사이며, 경험 많은 한국 최고의 선배들이 가르쳐줄 수 있는 준비가 된 회사이지만 그런 꿈이 없다면 힘든 회사"라며 "우리는 친목단체가 아니기에,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한국투자증권에 도전해달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이 회사 조직에 대한 설명과 희생 정신을 가진 리더들과 함께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리더에 대한 조건에 대해 부서장 교육을 많이 진행하는데, 한가지만 얘기하자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라며 "희생 정신이라고 말하는데, 사람이 사람을 따르는 이유는 얻을 게 있기 때문이며 리더는 자기 걸 나눠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입사원이 본인에게 배웠으면 하는 장점에 대해서는 "조물주가 사람에게 귀를 2개 주고, 입을 1개 준 건 많이 들으라는 것"이라며 "직원 중에는 잔소리 많다고 부정하는 직원들도 있겠지만 가능한 한 많이 들으려는 게 제 장점이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존중하는 게 훨씬 더 본인 성장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번 채용설명회에서 대체투자를 통한 회사의 성장기회가 늘어나고 있고, 비대면 채널 투자 등 채널 다각화를 통한 고객 맞춤 상품 공급, 사람과 돈만 있으면 되는 금융업의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오너 경영인으로는 이례적으로 2003년부터 대학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대학에 방문해왔다. 올해의 경우 지난 14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 이어 서울대학교까지 2회에 걸쳐 대학교를 찾았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