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유증 쇼크' 탈출한 SK이노베이션, 2Q 부진에도 '회복' 기대
통상 '주가 악재' 유상증자 우려 해소된 모습…실적 개선 기대감에 반등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1조원대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주가가 급락한 SK이노베이션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통상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유상증자가 SK이노베이션에도 작용했지만, 함께 유증을 결정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CJ CGV와 달리 이전 주가를 넘어선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석유사업 부문 실적이 악화했다는 공시 이후에도 회복 기대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34%) 오른 18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 발표날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18조7272억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면서 10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로 석유사업 부문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1362억원)를 하회한 수준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선방한 이유는 내용이 긍정적이어서 향후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의 영업손실은 131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32억원 줄어들며 적자폭이 대폭 축소됐다. 2분기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이 반영되면서 출범 이후 가장 작은 적자폭을 기록했다. 화학사업, 윤활유 사업, 소재사업 등 기타 사업들도 견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는 높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76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컨센서스(5940억원)를 30%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영업이익이 미국 수율 상승과 출하량 증가에 따른 AMPC 추가 반영을 가정해 전분기 대비 1155억원 개선되며 BEP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유사업 영업이익은 정제마진의 뚜렷한 개선과 재고손실 환입 덕에 36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746억원 늘어나며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 영업익도 전분기 대비 300억원 늘어난 2002억원으로 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정제마진은 5월을 저점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국제유가도 반등했다"며 "이에 따라 정유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SK온의 수익성도 4분기까지 지속 개선할 전망으로 최근 배터리 제품 가격 하락세 및 유럽 완성차 업체 재고 감축 과정에서도 SK온은 북미 중심 출하량 확대가 예상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23일 1조177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하락한 주가를 반등하게 하는데 도움을 줬다.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주식을 새로 발행해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데 용이하지만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15만8000원까지 내렸다. 유증 공시 이후 주가가 13.5%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20일 유증을 발표한 CJ CGV도 1만131원에서 이달 7일 6079원으로 40%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5일 20만5500원까지 오르면서 유증 결정 한 달 만에 더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CJ CGV도 반등하면서 전날 8940원까지 올랐지만, SK이노베이션보다는 미흡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주가 반등에 많은 부분 작용하고 있지만, 유증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오히려 성장 동력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SK온 투자재원 마련이 아닌 SK이노베이션 신사업 확장과 채무 상환에 사용된다는 점은 SK온 IPO 이후 신규 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을 고려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우려까지 반영된 지금의 주가 레벨에서는 지나간 악재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보단 업사이드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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