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된 코넥스, '요람' 역할은 미미…이전상장 100건도 못 넘었다
코스닥 상장기업 중 5%만 코넥스 출신…'신규상장 50건→20건 미만' 관심도 줄어
"코스닥에 통합해야" 무용론까지…"'중소기업 숨통' 중간단계 효용 여전" 반박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가 개설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시장이 문을 연 2013년보다 덩치는 커졌지만, 코스닥 시장 등용을 돕는 '강소기업의 요람'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년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누적 기업 수는 아직도 100곳을 넘기지 못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설 이듬해인 2014년부터 올해(6월23일 기준)까지 약 9년 반 동안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총 90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 수는 2014년 6곳에서 2021년에는 13곳까지 늘었으나, 지난해 6곳으로 급감했다.
코넥스는 우수한 기술력을 지녔음에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 초반기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지난 2013년 개설됐다. 출범 당시 중소·벤처 기업에는 획기적인 자금 창구로, 투자자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할 기회 확대로 주목받았다. 강소기업을 키우는 요람이 되리란 기대도 컸다.
출범 당시부터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이어졌다. 상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공시·회계·지배구조 관련 부담을 완화하고, 투자 촉진을 위해 세제 지원책도 내놨다. 지난해에는 코넥스 시장에 투자할 때 적용된 기본 예탁금 규제와 소액투자 전용 계좌 제도도 폐지했다. 코스닥 이전상장 조건도 완화했다.
이에 코넥스 시장은 출범 후 10배로 성장했다. 출범 당시 21곳에 불과했던 상장기업 수는 올해 5월 기준 127곳으로 5배 늘었다. 시가총액은 약 4천억에서 약 4조2천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177개 사가 총 2조1000억원을 조달했으며, 자금조달 규모는 2022년 말 기준으로 개설 해(94억원)에 비해 30배 증가한 276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는 코넥스 시장이 당초 목표로 했던 '강소기업의 요람'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 약 1600갠데, 인큐베이터 역할을 잘했다면 이 중 코넥스 출신이 20% 수준은 돼야 한다"며 "앞으로 규모가 늘 순 있겠지만, 지난 역사에 비해선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관심도 흐려지는 분위다.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 수는 지난해 2016년 연 50건까지 확대됐으나 2019년부터는 매년 20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6건에 그쳤다. 기업들 사이에서 상장으로 기대할 수 있는 실익이 적다는 인식이 퍼지고, 코스닥 직상장을 선호하는 업체들이 늘면서다.
코넥스 상장사는 약 4000~5000만원의 지정 자문인 공시 대리 기간 수수료를 부담하고, 회계 감사와 공시 비용도 내야 한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제외하곤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조달 규모는 2021년(5348억원)을 제외하곤 2017년 이래 매년 2000~3000억원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하루에 100주 미만으로 거래되는 종목이 있을 정도로 거래량도 적다.
몸집을 더 키워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으로 직상장하겠단 움직임도 많아졌다. 코넥스는 코스닥과 달리 매출, 순이익 등 재무요건을 상장요건으로 적용하지 않아 문턱이 훨씬 낮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에서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상장제도) 등 조건 완화가 이어지면서 코넥스 매력이 줄고 있는 추세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넥스 무용론'까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 코스닥과 장외시장(KOTC)의 선전 속에서 코넥스 시장이 차별화된 정체성을 뚜렷하게 잡아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기적으로는 코넥스를 분리해 운영하기보단 안착에 성공한 코스닥 시장에 통합시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운영 방식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코넥스 시장 자체가 가진 효용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장 활황기에는 많은 기업이 코스닥으로 직행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투심이 얼어붙은 혹한기에는 중소·벤처기업의 어려움이 커진단 것이다. 이때 코넥스 시장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코스닥 시장으로의 도약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기준이 하향됐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중소기업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코넥스 시장은 그 중간 단계에서 성장 모멘텀이 돼줄 수 있어 꼭 필요하다"며 "코넥스에 대한 기업 인식 개선, 상장 시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시장에 활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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