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투자로 1000억 돈방석 앉나했더니…물량초과에 오히려 '손실'

공개매수 물량초과에 배정물량 44%에 그쳐
하이브, SM엔터 주식 반도 못 팔아…남은 지분 평가손실 550억원 넘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2023.3.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하이브(352820)가 4500억원가량을 들여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041510) 주식을 공개매수에서 절반도 매각하지 못하게 되면서 '본전'을 밑도는 손실을 낼 처지다. SM엔터 주가가 현 수준에 머문다면 최소 1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035720)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한 SM엔터 공개매수 배정비율은 44.1395170%로 절반에 못미치는 수치를 나타냈다.

앞서 카카오 측은 공개매수 신청 물량이 목표 물량을 넘어설 경우 안분비례 방식으로 매수물량을 할당하고 초과분은 매수하지 않기로 했다. 예를들어 한 투자자가 100주를 신청한 경우 44주는 공개매수가 되고, 남은 수량에 대해서는 다시 큰 값부터 정렬해 1주씩 배정된다. 소수점 이하 값까지 동일한 경우는 신청 주수가 많은 투자자에게 추가로 배정된다. 공개매수 결제일은 28일이다.

하이브의 경우, SM엔터 지분 15.78%(375만7237주)를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했다. 배정비율대로 계산하면 이 가운데 165만8426주(또는 165만8427주)를 공개매수가 15만원에 매각하게 된다. 매도총액은 약 2488억원 수준이다.

앞서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12만원에 SM엔터 지분을 확보했다. 15만원에 전량을 처분할 경우 주당 3만원, 총 1127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공개매수 신청 물량이 목표 물량의 2배를 넘어서면서 주식매각에 따른 차익은 451억원가량에 그치게 됐다.

문제는 공개매수를 통해 팔지 못한 잔여 물량이다. 공개매수에 제외된 SM엔터 주식 209만8811주(또는 209만8810주)를 고려하면 공개매수 차익보다 SM엔터 주식 하락에 따른 잔여지분의 평가손실이 큰 상황이다. 27일 오후 12시9분 기준 SM엔터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12.59%(1만3500원)내린 9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브의 매수가 12만원보다 주당 2만6300원 하락한 가격으로, 평가손실은 550억원을 넘어선다. 매각차익과 평가손실을 따져보면 1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SM엔터 주가 향방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올해 초 7만원선에 거래되던 SM엔터 주가는 경영권 분쟁, 잇따른 공개매수 제안 등으로 가파른 주가상승세를 보여왔다. 만약 SM엔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 경영권 분쟁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하이브의 평가손실은 불어난다. 이같은 우려로 현재 하이브 주가는 직전거래일 대비 약 4% 빠지고 있다. 하이브는 아직까지 잔여지분에 대한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