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못한다면 이용하자"…공매도 지표 활용법[손엄지의 주식살롱]
숏 커버링·숏 스퀴즈란?…숏 스퀴즈 발생 시 주가는 더 크게 올라
대차잔고와 공매도 물량이 함께 줄어들면 주가 상승 가능성 커져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시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요. 공매도는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매도를 잘 이해하고, 투자에 활용해야겠죠. 오늘은 공매도란 무엇이고, 관련 지표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공매도를 설명하고 넘어갈게요.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법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주여정'이 삼성전자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당 6만원에 1주를 '문동은'에게 빌려서 팔았습니다. 이후 주가는 5만원까지 내려갔고요. 주여정은 5만원에 1주를 사서, 문동은에게 1주를 갚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으로 빌려서 주식으로 갚는다'는 개념입니다. 주여정은 공매도로 1만원을 벌었습니다.
그렇다면 문동은은 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길 바라는 주여정에게 주식을 빌려줄까요? 문동은은 주식을 빌려주는 대가로 0.1~4% 정도(주식에 따라 다릅니다)의 대여수수료를 받습니다. 주식은 어차피 계속 가지고 있을 거니, 이자만 먹겠다는 거죠. 과거 국민연금도 보유 주식을 공매도 세력에게 빌려주고, 일정 수수료를 받아왔는데요.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지난 2018년 주식대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문동은은 우리 모두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증권계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들어가면 공매도를 하려는 투자자에게 내 주식을 빌려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NH투자증권의 나무MTS를 이용하는데요 '대여풀(대차) 거래서비스'에 들어가니 저는 서비스 신청을 중단해놓은 상태네요. 여러분도 궁금하시면 한 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공매도 관련 용어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숏 커버링(short covering)'입니다. 가끔 경제뉴스에서 "A 주식에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쏟아졌는데, 이는 숏 커버링 물량으로 보인다"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을겁니다. 주식이 급락한 뒤에 반등하면 이를 '저가 매수세의 유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숏 커버링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됩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세력이 수익을 본 후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샀을 가능성이 큰 거죠.
그다음에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있습니다. 공매도했던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자, 손해를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주식을 매수하는 현상입니다. 가령 주여정은 삼성전자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서 1만원에 1주를 빌렸는데, 이 주식이 2만원으로 오르는 겁니다. 그럼 주여정은 2만원에 주식을 사서 다시 갚아야 합니다. 1만원의 손실을 본 거죠.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주식을 갚기 위해 매수를 한다면, 주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안 그래도 상승세인 종목에 수급까지 개선되니까요.
'숏 스퀴즈'는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자주 인용된 단어입니다. 과거 게임스탑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주가가 90% 넘게 폭등했는데요. 주가가 계속 오르자 공매도 세력은 결국 주식을 사서 갚을 수밖에 없었고, 이를 통해 50억달러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매도와 전쟁을 선포했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숏 스퀴즈가 나타나자, 공매도 물량은 사라지고, 수급은 개선되니 주가는 더 쭉쭉 상승했죠.
공매도와 항상 같이 언급되는 '대차거래'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이는 대여자(문동은)가 차입자(주여정)에게 주식을 유상으로 대여해주고, 계약이 종료하면 동일 주식, 동일 수량만큼 상환받는 거래입니다. 주식을 빌릴 땐 대차잔고가 늘고, 주식을 사서 돌려주면 대차잔고는 줄어들게 됩니다. 공매도와 비슷한 거 같은데 차이가 무엇일까요?
일단 대차잔고가 늘어난다는 건 공매도 물량이 늘어난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죠. 하지만 대차잔고 증가에는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빌린 주식은 상장지수펀드(ETF) 설정, Repo 거래에 필요한 증권 조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대차잔고가 항상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인데, 이게 공매도 물량이 많은 게 아닙니다.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 가치가 높은 종목일수록 대차잔고가 많이 쌓여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차잔고와 공매도 잔고의 추이를 잘 관찰하는 게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식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된 것 같다면 MTS 등 차트에서 꼭 '대차잔고'와 '공매도 수량'을 체크해 항상 흐름을 보세요.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게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확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연관이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공매도 잔고가 줄어드는 데 대차잔고가 감소한다면 빌렸던 주식을 갚는 숏 커버링 물량일 가능성이 큽니다. 둘 다 감소하면 주가에 긍정적인 시그널입니다. 회사의 실적 개선까지 동반된다면 공매도 우려는 없어지고 수급은 개선되는 상황이 발생하겠죠.
공매도 관련 지표를 보는 곳은 한국거래소 종합포털,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입니다. 우선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종합포털에 들어가면 공매도 거래 상위 50종목, 공매도 잔고 상위 50종목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에 본인이 투자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면 투자에 유의해야겠죠.
여기서 잔고대량보유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령 '더글로리증권'이 가장 많이 공매도 물량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주가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매수 상위 창구에서 '더글로리증권'이 대량 매수를 하고 있네요. 그럼 이들은 주식을 진짜로 사는 게 아니라 수익을 실현하고 숏 커버링을 하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때 나타나는 반등은 '단기 반등'이라고 볼 수 있죠.
그다음 예탁결제원의 세이브로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종목별 대차거래 추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차거래가 늘어나고 있는데, 공매도도 늘어나고 있다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차거래가 줄어든다면 향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각종 개선책은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제약이 많은 환경입니다. 일단, 기관과 비교해 개인의 신용도가 낮아 주식을 대여할 때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상환기간이 사실상 무제한인데 비해 개인은 최대 90일로 제한됩니다. 공매도의 이익은 한정되어 있는데, 손실은 무한대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공매도 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며 그전에 우리는 공매도 지표라도 잘 활용해서 현명한 투자로 수익을 내야할 것 같습니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