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SVB 사태, 찻잔 속의 태풍으로 치부하면 안 돼"

"베어스턴스 파산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치부했던 경험을 상기해야"
"글로벌 금융시장, 금융위기 악몽 떠올려…bad is bad 국면 전개"

(FILES) In this file photo taken on March 10, 2023, employees stand outside of the shuttered Silicon Valley Bank (SVB) headquarters in Santa Clara, California. - US authorities unveiled sweeping measures Sunday to rescue depositors' money in full from failed Silicon Valley Bank and to promise other institutions help in meeting customers' needs, as they announced a second tech-friendly bank had been closed by regulators. (Photo by JUSTIN SULLIVA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AFP) ⓒ AFP=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가를 비롯한 실물경제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말 괜찮은 게 맞을까?'라는 의문을 떨치기는 어렵다"면서 "급진적 금리 인상 속도, 제약적 수준의 금리 레벨 부담이 실물과 금융시장 모두에 주는 영향을 비껴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VB 사태 이후 취약 자산의 연계고리가 확인됐다"면서 "현금흐름이 막힌 테크·바이오 기업, 채권 포지션이 높은 금융기관과 펀드,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대체자산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파산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치부했던 경험을 상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어스턴스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파산한 투자은행이다. 베어스턴스 파산 이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박 연구원은 "시스템 위험 가능성을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인상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이번 주 물가를 비롯한 실물경제 방향이 긴축에 미치는 영향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긴축 영향 본격화 시작 구간임을 예상한다"면서 "나쁜 지표는 좋게(Bad is Good)에서 나쁜 지표는 나쁘게(Bad is Bad)로의 무게중심 이동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 상대적 약세 국면 전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노랜딩까지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 문제"라면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융위기 악몽을 떠올리며 작은 기업과 은행들의 부도소식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 우려와 이로 인한 경기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Bad is Bad, 좋은 지표는 나쁘게(Good is Bad)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정 시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면서 "코스피 2300선 이하에서 비중확대 기회가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