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 1년' 최대 수혜주라더니…방산주 웃고 원전주 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80.51% 상승…두산에너빌리티 19.80% 하락
전쟁·경기불확실성 등 글로벌 요인에 단기 주가 연동…장기적 상향 전망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2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블랙이글스는 오는 28일부터 3월 5일 호주 아발론 국제에어쇼에 참가해 국산항공기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방산협력에 기여할 예정이다. (공군 제공) 2023.2.22/뉴스1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과 원전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산 관련주는 최근 1년간 최대 80%까지 폭등한 반면 원전 관련주는 40%대 하락률까지 보였다. 정부는 방산과 원전에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는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와 경기 불확실성에 연동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3월10일부터 전날(7일)까지 약 1년간 5만3900원에서 9만7300원으로 80.51% 폭등했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064350)은 1만9150원에서 2만5300원으로 32.11% 올랐고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는 3만73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20.64% 상승했다. LIG넥스원(079550)은 7만2900원에서 7만4400원으로 2.05% 올랐다.

방산과 원전은 윤 대통령의 '세일즈외교' 기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분야다. 가장 최근인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도 윤 대통령은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는 원전과 방산,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 고루 투입될 예정이다.

그런데 방산과 달리 원전 관련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실패'로 규정지으며 원전 재개와 해외 수주에 힘을 쏟고 있지만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모양새다.

소형모듈원전(SMR)에 투자한 삼성물산(028260)은 지난해 3월10일 11만5000원에서 전날 11만700원으로 오히려 3.73% 떨어졌다.

원자력 발전설비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같은 기간 2만1000원에서 1만6840원으로 19.80%,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 기기를 제작하는일진파워(094820)는 2만950원에서 1만1990원으로 41.33% 하락했다.

한전KPS(051600)(-15.76%)와한전산업개발(130660)(-37.01%), 오르비텍(046120)(-37.30%)도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전력과 UAE원자력공사는 UAE 바라카 원전 3호기가 지난 24일 상업운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바라카 원전 3호기 전경. (한국전력 제공) 2023.2.26/뉴스1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산 수출과 탈원전 정책 폐기 기조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같은 글로벌 지정학적인 상황은 단기적 주가 변동을 견인한다고 분석한다. 즉 정부의 수출 주력 방침이 해당 종목의 추세적 상승을 견인할 수는 있어도 당장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측면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우 전쟁으로 촉발한 안보위기와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군비 증강 수요는 방위 산업 성장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각국의 무기 체계 기술 고도화 경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의 5개년 국방중기계획까지 더해져 방산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원전은 수주가 결정됐을 때부터 건설 공사에 착수하고 실제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기간이 길고 경기 불확실성까지 큰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신규 원전은 신한울 3·4호기를 신설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설계 매출이 발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정부 정책 성과가 가시화하는 시기를 기다리면서 주가는 장기적 우상향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는 2022년 7조6000억원에서 올해 8조8000억원으로, 내년에는 10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주가는 수주에 따라 움직여왔으므로 수주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진단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원전은 최근 국제적으로 부각된 원유·가스·석탄 수입 리스크와 높은 가격 변동성 위험을 줄일 나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한국의 원전 수주 가능성이 부각되며 K-원전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제4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원전·방산·해외건설·농수산식품·콘텐츠·바이오 등 12개 분야의 수출·수주 확대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와 수출에 놓고 최전선에서 뛰겠다"고 밝혔다.

yoo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