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사기' 옵티머스자산운용, 어쩌다 파산까지?

옵티머스 펀드, 공공기관 매출채권 아닌 비상장 사모사채에 투자
NH투자증권, 하나은행·예탁원에 구상권 청구 소송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희대의 사모펀드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옵티머스 사태'의 주체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파산선고를 받았다. 회사 대표는 4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다행히 피해자들은 피해금액을 모두 돌려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옵티머스와 관련해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14부(부장판사 김동규)는 지난 29일 옵티머스에 파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변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7월14일 대법원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역대 경제범죄사범 중 최고 형량인 징역 40년을 확정했다. 벌금 5억원에 추징금 751억7500만원도 선고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09년 6월15일 이혁진 전 대표가 설립한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이 전신이다. 이후 2017년 6월30일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김재현 대표가 취임했다.

문제가 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2017년 12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당시 옵티머스는 한국도로공사, 경기교육청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4%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판매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이와 달랐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지 않고, 해당 자금 대부분을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2대 주주인 이동열 씨가 대표로 있는 페이퍼 컴퍼니인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등 비상장사의 사모사채를 사는 데 썼다.

게다가 김재현 대표는 펀드 자금 수백억원을 개인명의 증권계좌로 빼돌려 주식, 선물, 옵션 등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수탁기관과 사무관리기관, 판매사를 모두 속였다.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에는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를 사들이도록 했고, 사무관리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사모사채가 아닌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편입된 것으로 이름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판매사인 증권사들에게는 해당 사모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였다.

결국 빼돌린 자금으로 투자해 큰 손실을 내고, 사채 투자가 실패하는 등 자금 유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2020년 6월17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1조2000억원을 사기의 총액으로 보고 있지만 금감원은 중간에 투자자가 돌려받은 돈을 제외한 5600억원을 실제 피해액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2021년 4월6일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들에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투자자 손실 100%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미리 알았다면 계약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대한 사항을 숨기거나 속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라임 펀드 이후 사상 두 번째 계약 취소 적용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2021년 5월25일 일반 투자자 831명이 투자한 2780억원에 대해 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원급 100% 지급 결정을 내렸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하면서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인수해 수익증권 소유자의 지위를 확보하는 방식의 사적 합의로 투자자금을 반환했다. 판매에 대한 책임은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에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사적합의로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관계 인사와의 연관성도 수사 중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진 '펀드하자치유' 문건이 발견됐고,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부실장이던 이모 씨가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정치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