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엄지의 주식살롱] 장단기 금리 차가 어떻게 경기침체를 예상하나요?
단기 금리가 높아진 건 장기적인 경제 체력보다 더 빠르게 돈을 거둘 것이란 예상
캐시우드도 경계하는 금리인상…"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파른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2년물 국고채 금리가 10년물 국고채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하는데요. 도대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어떻게 경기 침체를 예견한다고 하는 걸까요?
우리가 아는 기준금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또는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금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금리입니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의 차이는 큽니다. 대출금리, 예금금리 등이 기준금리를 중심으로 시장 수요와 공급, 또는 경제 상황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듯이 국고채 금리도 시장의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합니다.
시장에서는 장기금리는 미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 단기금리는 2년물 국고채 금리를 중심으로 봅니다. 해당 금리는 만기가 다른 적금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보통 1년짜리 적금보다 2년 만기 적금 금리가 높죠? 국채 금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파산의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일반적이라면 2년짜리보다 10년짜리 국채 금리가 더 높아야 겠죠.
그런데 지금은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이 금리차를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장단기 금리차. 즉, 국채 스프레드가 팬데믹 이후 점점 줄어들더니 2년물 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0년 뒤 돈의 가치가 2년 뒤 돈의 가치보다 낮다고 볼 수 있으니 "이건 경기침체 신호야"라고 말하는 겁니다.
금리차가 줄어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점도표란 각 연준 위원들이 "나는 앞으로 금리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봐"라며 점을 찍어둔 것을 의미합니다. 총 17명의 위원들이 매년 예상 금리 수준에 점을 찍습니다. 점도표를 보면 내년에 집중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평균 수준이 2.5%~3%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24년에는 금리를 올리겠다는 위원은 없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기 금리 칸(Longer run)을 보면 금리는 2024년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우선 잡겠다는 연준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장기적으로는 또 다시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에 2년물 국채 금리는 앞으로 2년 간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것을 반영해 상승했습니다. 2년 뒤에 금리가 많이 올라있을 거니 지금 채권을 사는 사람에게 높은 금리를 약속해야 채권을 사겠죠. 그런데 10년물 국채 금리는 금리 상승기인 2년이 지난 후에도 8년간 이자를 더 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 8년 기간 동안은 금리가 그대로 거나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러니 2년물 국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약속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2년물 국채금리는 당장 금리 상승,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면 10년물 금리는 장기적인 경제 전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단기 금리가 높아진 건 장기적인 경제 체력보다 더 빠르게 돈을 거둘 것이란 예상이고, 10년물 금리가 2년물보다 낮다는 건 10년 뒤에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아진다는 전망으로 해석할 수 있씁니다.
원론적으로 10년 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다는 건 "미래에는 지금보다 경기가 안 좋다는 의미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때 경기 침체가 왔습니다. 다만, 시장에서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하는 건 역전이 된다고 바로 경기침체가 오는 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금리 역전이 발생하고 2~4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경기침체가 왔습니다.
만약 경기침체가 온다고 생각을 해도, 주식에 투자하는 우리는 아직 대응할 시간이 있는 겁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고 조언합니다. 과도한 기대감과 수급으로 오른 주식은 정리하고, 금리 인상에도 견고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성장주는 금리 인상기에 아주 취약합니다. 성장주 투자의 신 '캐시우드'가 여러차례 SNS를 통해 "지금 금리를 인상하는 건 연준의 실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입니다. 캐시우드도 금리 인상을 두려워하고 있으니, 여러분들도 가지고 있는 성장주 중에서 고평가가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면 조금씩 정리하는 것도 '장단기 금리역전'에 대비하는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