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장 인터뷰] 김학균 "상반기는 변동장세…그래도 답은 위험자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금리發 변동장세 상반기 지속…기술주 과신 말아야"
"과거 같은 고금리 안온다…위험자산 위주 철저한 분산 장기투자해야"
- 전민 기자, 서영빈 기자
(서울=뉴스1) 전민 서영빈 기자 =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노이즈가 끝났다고 보지 않습니다. 4~5월에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해지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고금리는 힘들기 때문에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로 투자하는 게 올바른 방법입니다. 성장주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배당주나 저밸류에이션 종목에 철저히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7% 이상으로 치솟으며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 장세가 거듭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며 금융시장 안심시키기에 나섰지만 립서비스만으로는 약발이 잘 듣지 않는 분위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뉴스1>과 만나 올해 상반기 중에는 금리 불안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 및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 기대감은 높아졌는데도 미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고 연준은 현재의 시중금리 상승세가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세는 불가피하며 증시도 이에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금리 상승發 변동성 장세 지속 전망…"美 국채 10년물 금리 2% 넘으면 연준 개입할 것"
김 센터장은 "현재 투자자들과 중앙은행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의존증과 저금리 중독에 빠져있다"면서 "금리가 올라가서 주식시장이 흔들리니 중앙은행의 조치가 나오길 바라는 것인데, 연준 입장에서는 그간 주식이 오른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조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를 돌파하는 시점에서는 연준이 구체적인 액션에 나설 수 있다"면서 "2%보다 더 오르면 단순히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중앙은행이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를 매입하는 통화정책)' 등을 통해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금리 기조의 방향성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 중에는 투자자들과 연준 사이의 줄다리기로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한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 작년말 예상과는 달리 달러 강세 이어질 것…"외국인 순매수 기대 어렵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말만 해도 달러가 약해질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됐었지만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좋고, 대규모 경기부양까지 이뤄져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래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이 중간 이상은 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완충은 가능하지만 지난해 예상처럼 달러/원 환율 하락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며 1140원대에서 속도 조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강달러 환경에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샀던 적은 없으므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따라서 개인 투자자가 지난해 수준의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올해 증시도 지난해처럼 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바이든 행정부 규제리스크 커지는 기술주 과신해선 안돼…눈여겨볼 테마는 '환경'
최근의 금리 상승 기조로 인해 경기민감·가치주에 유리하고, 성장·기술주에는 부담스러운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최근 10년간 장세를 주도한 성장·기술주의 전망은 여전히 좋지만 이들의 성장을 과신해서는 안된다고 김 센터장은 조언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각 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리스크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이들에 대한 규제와 증세 등이 현실화된다면 최근 10년간 증시를 이끌어온 기술주 시대도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기술주는 현재 '빅브라더'가 돼 있는데, 최근 바이든 행정부에는 독점문제에 강경한 인사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 향후 1~2년간 규제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면서 "만약에 이 국면이 오게 된다면 주식시장 자체가 조정을 받는 약세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FAANG으로 대표되는 기술기업들은 위대한 기업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질지, 이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할지는 계산이 어렵습니다. 상당히 먼 미래의 가치까지 이미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성장과 희소성에 프리미엄이 있는 세상이라 구닥다리 같은 조언이 될 수도 있는데, 성장주에만 투자하지 말고 분산 투자를 해야합니다. 좋은 기업이라고 해도 적정 밸류에이션을 가늠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은 약세장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로 △실물과 자산시장 괴리와 이로 인한 중앙은행의 금리통제 실패 여부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증세 여부 △세계 보호무역 추세와 미·중갈등의 향방 등을 꼽았다.
가장 눈여겨볼만한 증시 테마로는 '환경'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환경 관련 어젠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지 못했던 것은 미국의 관심이 없었기 때문인데, 바이든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환경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많아졌다"면서 "세금 등 기업들의 환경 비용 분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탄소 배출 기업들에 위기가 될 수도, 반대편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향후 20~30년은 환경과 관련한 이슈에서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과거 같은 고금리 시대는 안온다…위험자산 철저한 분산 장기투자가 정답
금리와 기업 규제 등 향후 장세를 결정지을 불확실성 요인이 많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 센터장은 위험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철저히 분산하는 장기투자로 위기관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을 바닥에서 사서 고점에서 팔면 좋겠지만, 어떻게 항상 그럴 수가 있겠냐"면서 "시장은 '조울증 환자'라 부침이 크고, 아주 고민을 해서 좋은 자산을 샀다 하더라도 항상 오르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우울증에 걸리면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는데, 이는 반대로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가진 주식이 떨어졌다고 해도 팔지 않으면 손실이 아닌 것인데, 문제는 투자한 돈이 이런 상황을 버틸 수 있는 돈이냐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식을 골라도 단기적으로는 오르내림이 있는데, 소위 '영끌'로 사게 되면 울퉁불퉁할 때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철저히 여윳돈으로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과거와 같이 고금리가 나타나기는 힘들기 때문에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라면서 "다만 성장주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여기에 모든 자산을 넣기보다는 배당주나 저밸류에이션 종목에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동학개미 시세 조급증 버려야…시간을 살수 있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지난해와 같은 강세장이 영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올바른 가치평가를 통해 산 주식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오른다. 따라서 시세에 대한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김 센터장은 조언했다.
그는 "게임스톱과 같은 종목은 가치가 아닌 시세를 사는 것이다. '비싸게 사서 위에서 사줄 사람이 있겠지'하며 생각하는 것은 '나보다 더 바보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며 "투자의 본질 중 하나는 시간이며, 가치를 가진 것을 싸게 사서 기다리는 것이 투자다. 장기적으로 보면 '동학개미'들이 가장 버려야 할 것은 시세에 대한 조급증이다. 지난 1년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현재의 횡보세가 너무 답답하다며 다른 것을 찾는다면 장기적으로는 투자의 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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