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풍선효과, '은행 문턱 높아 대부업체로'…937조여원 사상최대
(자료제공=한국은행) © News1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이 3개월 만에 13조원이상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가계대출의 문턱을 높이자 대부업체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대출억제책에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금융당국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고리지만 대출의 문을 열어놓은 대부업체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2012년 3분기 가계신용' 보고서를 보면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9월말 기준 93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923조9000억원)보다 13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이며 지난 2분기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전체 가계부채 잔액은 올해 1분기에 911조1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감소했으나 2분기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가계신용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지난해 2분기 9.1%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 8.8%를 기록해 하락세로 접어든 뒤 지난해 4분기 8.1%, 올해 1분기 7.0%, 2분기 5.8%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올 3분기 가계빚은 금액 측면에서 보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을 줄이고 있는 등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가계대출의 질이 악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대출처인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규모가 줄어든 반면 대부업체, 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가계빚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882조4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12조1000억원 늘어났다.
기관별 가계대출을 보면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합친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잔액은 64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7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2분기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459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189조2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각각 2분기와 비교해 증감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2분기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급취급기관 대출 증가액은 각각 4조8000억원, 4조원을 기록했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233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전분기와 비교해 무려 9조4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액과 비교해도 11.1% 확대된 수준이다.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타금융중개회사로 67조5000억원을 보여 지난 2분기 대비 6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 증가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기타금융중개회사는 대부사업자, 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등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풍선효과로 은행이 문턱을 높이니까 대출수요가 높은 금리의 만기 연장도 어려운 대부업체 등 기타금융기관으로 가는 것"이라며 "가계대출의 질로 봤을 때 체질이 악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박사는 "당분간은 금융당국의 별 다른 정책 변화없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부업으로 가는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은행 문턱을 낮출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될 경우 대출 총량이 급증해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통해 급증한 가계대출의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은행 대출의 문턱을 높여 가계대출이 금리가 높은 곳으로 가게 만들면 가계대출의 총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금리의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는 것은 생계가 어려운 한계가계라는 분석이다. 이에 터무니 없이 높은 이자와 생계난의 악순환으로 가계대출의 질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상으로 물건을 사거나 신용카드 이용액을 나타내는 판매신용은 지난 2분기보다 1조5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판매신용은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축소됐으며 2분기에는 지난 1분기 보다 1000억원 줄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다시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판매신용은 여름휴가철, 추석 등 계절적 요인으로 분기 중 증가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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