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 변화가 진짜 성과"…이찬진, 금융소비자보호 1년 성과 공개
이찬진 금감원장 역점 사업 '금융소비자 보호'…첫 대국민 성과보고
"금융소비자 보호 DNA 당국에 심었다…마라톤 42㎞ 중 5㎞ 온 것"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이후 핵심 과제로 추진해 온 금융소비자보호 정책의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금융감독원이 대국민 성과보고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이 원장을 비롯한 금감원 임직원과 금융소비자, 금융회사·유관기관 관계자, 외부 전문가 등 250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취임한 후부터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사후 피해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금융감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를 통해 조직과 업무의 무게중심을 소비자보호로 옮기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1년 만에 그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까지 마련한 것이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소비자가 금융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진정한 성과"라며 조직개편, 사전예방적 감독체계 전환, 민생금융 범죄 대응 강화 등 그간의 노력을 소개했다.
이 원장은 "진정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민원·분쟁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단기실적을 앞세우는 관행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금융소비자보호법은 판매 행위 중심으로 규율하고 있다"며 "향후 입법 노력을 통해 소비자보호 법제가 완비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날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로 민원·분쟁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를 제도개선으로 연계한 사례 94건을 제시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분쟁조정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상품 판매와 소비자 권익 보호 제도를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는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 할부결제 이용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해 동일 유형 1만 1696건, 132억 2000만 원 규모의 처리 기준을 마련한 점을 꼽았다.
민생금융 범죄 대응 성과도 소개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 'ASAP'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663억 6000만 원 규모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했다.
디지털 감독체계 구축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사이버 위협 대응 통합관제시스템(FIRST)을 가동한 데 이어 4월에는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ORBIT)을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AI 기반 불공정거래 시장감시 체계도 마련했다.
금감원은 향후 과제로 △로드맵 이행 및 선순환 추진체계 정립 △사전예방적 감독체계 내재화 △민생금융 범죄 대응 플랫폼 확대 △디지털 감독역량 제고 △금융민원·분쟁 시스템 혁신 △자본시장 변동성 관리 △감독행정 투명성 제고 △소비자보호 입법 보완 등 8가지를 제시했다.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우수 사례도 공유됐다. 신한은행은 이사회 중심의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 사례를, KB손해보험은 민원 데이터를 상품 개발에 반영한 사례를 소개했다. NH투자증권은 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CCO) 독립성 강화 방안을, 현대카드는 소비자보호 지표를 성과평가에 반영한 사례를 발표했다.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 대표는 "지난 1년간의 제도개선으로 사전예방적 감독과 소비자 역량 강화의 기반은 마련됐지만 소비자 중심 경영 패러다임 혁신은 이제 막 1단계를 통과한 수준"이라며 "고객이 직접 제기한 민원과 함께 말하지 않는 불편까지 파악해 상품·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지난 1년 동안 금융소비자 보호의 DNA를 감독당국 안에 확산하고 소비자보호를 우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자평한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지난 1년의 성과를 마라톤에 비유하며 "42㎞를 달린다고 하면 이제 5㎞ 정도 온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라톤은 초반 페이스를 유지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구간 동안 얼마나 이 부분을 내실화해서 금융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보호 강화와 건전성 감독이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단기적으로는 상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보호가 강화돼야 금융회사 건전성도 확보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제기된 소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감독·검사 및 제도개선 과정에 반영하고,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이행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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