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공포 이제 그만"…잔금대출 '선착순 대란'·주담대 '오픈런' 숨통

[8.13 부동산대책]"추가 30조 내 모두 대출받을 수 있어"
당국 승인 기다리는 은행권…자율 규제 일부 해제, 한도 추가 배정할듯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정부가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두 배 확대한다. 이에 따라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면서 최근 신축 아파트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불거진 '잔금대출 대란'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오픈런'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수도권 주담대 한도 등 차주별 대출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전체 '파이'는 커지지만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당초 1.5%에서 3.0%로 상향하기로 했다.

당국에 따르면 증가율 목표치 1.5%는 약 30조 원으로, 2배 확대함에 따라 하반기 30조 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게 됐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택공급 확대를 금융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동시에 최근 잔금대출 부족과 주담대 오픈런 등 총량 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잇따른 점을 반영한 조치다.

가계대출 총량에는 은행권 자체 재원인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대출, 집단대출뿐만 아니라 정책성 대출(보금자리론 등), 서민·취약계층 등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별도 버퍼 등이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단순히 기존 총량을 기계적으로 두 배 늘린 것이 아니라 연말까지 예상되는 입주 물량에 따른 잔금·이주비·중도금 대출 수요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지원에 필요한 자금 등을 추산해 목표치를 조정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분석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임대주택을 제외하면 약 7만 1000가구다.

금융당국은 잔금대출 등 세부 항목별 예상 수요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추가로 확보한 30조원 범위에서 연말까지 필요한 실수요 대출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잔금대출뿐 아니라 일반 주담대에도 추가 여력을 부여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처럼 선착순, 오픈런을 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시기에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어진다"라며 "잔금대출뿐만 아니라 일반 주담대 또한 추가 대출 버퍼를 줬다"라고 말했다.

이에 당장 입주를 코앞에 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등에 대한 한도가 추가 배정될 전망이다. 해당 단지는 현재까진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각각 1000억 원씩 한도를 배정한 상태다. 우리·NH농협은행 등도 한도 배정을 앞둔 상태며, 기존 은행 또한 총량 확대에 따라 한도를 추가 배정할 가능성이 크다.

단 금융위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주담대 한도(최대 6억 원) 등 규제 대원칙은 건드리지 않기로 못을 박았다. 이에 총량을 확대하더라도 단지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디에이치방배의 경우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 이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왔고,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지역 LTV 40% 강화' 전 단지라, 종전 규정인 LTV 50%를 적용받는다. 최대한도 6억 원 규제도 받지 않는다.

반면 6.27·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왔고 규제지역 내 위치할 경우 LTV 40%에 대출 한도 최대 6억 원(15억 원 이상 25억 원 미만 4억 원, 25억 원 이상 2억 원)을 적용받는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6.27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온 단지다. 청약 당시 84㎡가 약 28억 원에 책정되며 최대 대출 한도는 2억 원이다.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 가산금리 인상, 주담대 한도 축소(국민은행, 3억 원) 등 자율 규제를 실시한 은행권의 반응은 신중한 모습이다.

아직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가 한도를 두고 협의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라 한도를 당장 풀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 준수 여부가 달라 부여받을 한도 또한 은행마다 모두 다르다. 은행마다 기존 총량 목표 소진율이 다른 데다 한 은행이 먼저 규제를 풀 경우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목표치를 초과해) 페널티가 있는 금융사도 있을 것이고 개별 금융사 단위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며 "큰 틀로 보면 전체 총량 관리 규모가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예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MCI 제한 등 자율 규제 해제를 충분히 검토할 수는 있지만 타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잔금대출 추가 한도 배정은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끝나면 곧바로 이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