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앞둔 서민금융법 개정안 국회서 표류…'기초금융보장법'까지 산적

금융위 하반기 중점 법안으로 신속 처리 요청…정무위 소위 일정 미정
서금원, 이르면 이달 기초금융보장법 입법 추진…4대 기초금융 보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회사의 서민금융 출연 근거가 오는 10월 일몰을 앞두고 있지만 관련 법안의 국회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담긴 '서민금융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금융위원회의 추가 설명과 법안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법안 처리를 위한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12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가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법안 중 하나는 서민금융법 개정안이다. 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 '서민금융 안정기금'을 설치하고 금융회사의 상시 출연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서금원 내 서민금융보증계정과 자활지원계정을 법정기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정 보증배수 상한은 현행 15배에서 20배로 확대하고 기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보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20일 국회 후반기 정무위 재구성 이후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업무설명회에서도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하반기 중점 처리과제로 제시하고 국회의 신속한 통과를 요청한 바 있다.

野 "금융위서 연락 없어"…정부 "계속 설득"

법안 처리가 시급한 것은 금융회사 출연 근거가 10월 8일 일몰되기 때문이다. 일몰 규정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들로부터 출연금을 받을 수 없어서 서민 금융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소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야 하므로 늦어도 9월에는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여당은 법안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는 야당의 설명에 공감하면서도 협조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갖는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소위 일정을 신속히 잡으려 계속 논의 중인데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황기선 기자

야당은 금융위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 정무위원 구성이 많이 바뀐 만큼 금융위에 법안 설명을 해달라고 했는데 연락도 없다"고 꼬집었다.

금융위는 조만간 야당 정무위원들과 정무위 입법행정실 등을 찾아 법안 내용을 설명하고 조속한 처리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연구용역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온 만큼 법안 처리에 걸림돌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야당은 연구 주관 문제와 타당성 문제 등을 이유로 용역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몰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정부도 조속히 논의해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금융보장법 추진 '산 넘어 산'

서금원은 서민금융법 개정안과 별개로 '기초금융보장법'도 추진한다. 기존 정책서민금융의 재원 기반을 안정화하는 것과 함께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하는 제도까지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금원 원장은 금융사가 저신용자를 배제하면서 얻은 반사적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금원은 8~9월 의원 입법 형태로 법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는 △기초상담·채무조정 △기초보험 △기초대출 △기초저축 등 '4대 기초금융'을 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채무조정을 먼저 해결한 뒤 보험·대출·저축으로 연결하는 '선 진단·후 처방' 구조다. 이를 전담할 별도 기구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재원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업체 등 금융산업 전반에서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재원 조달이 또 다른 준조세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재원 마련 방식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존 서민금융법 개정안 처리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초금융보장법까지 추진되면서 하반기 국회에서 서민금융 재원과 지원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에서 서민금융 지원의 아쉬운 점과 보완되어야 할 부분에 관해 답변하고 있다. 2026.4.7 ⓒ 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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