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잔금대출 풀고 전세대출은 조인다…부동산금융 '투트랙'
6·27 대책 이전 분양단지 총량 제외 유력…LTV·DSR 기조는 유지
상속 지분 ‘생애최초’ 예외·이주비 완화도 검토…전세보증은 축소
- 김도엽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한병찬 기자 = 금융당국이 이달 중 발표할 부동산 종합대책에 잔금대출 등에 대한 제한 완화책을 담는 동시에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은 제한하는 방침을 명확히 세웠다. 집값 상승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실수요자의 애로는 해소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 5대 시중은행 등을 다시 모아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현황을 점검하고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이미 분양 계약을 체결한 실수요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현재로서는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에서 일부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잔금대출의 경우 크게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 이전, 이후로 상황이 나뉜다.
집단대출 중 중도금·잔금대출은 지난해 6월 27일 입주자모집 공고가 시행된 이후에는 대출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된다. 이주비대출의 경우 6월 27일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라면 6억 원 제한이 별도로 없다.
이에 규제 전·후로 차주의 상황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경우 6.27 대책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온 단지다. 이 경우 청약으로 분양을 받은 차주라면 6.27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왔기에 최대 대출 한도는 6억 원이다.
반면 청약이 아닌 조합원이라면 6.27 이전 관리처분인가가 났기 때문에 최대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조합원의 경우 이주비대출에 별도 제한이 없었던 배경이다.
이외에도 규제지역은 현재 LTV 40%가 적용되지만 규제지역 적용 이전 조합원이 중도금대출을 받았고 증액없이 잔금대출로 전환하는 경우, 중도금대출 취급시점의 LTV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렇게 단지마다 입주자모집공고, 관리처분인가 시점에 따라 차주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6.27 대책 이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온 단지의 경우 총량에서 전부를 제외하거나 일부를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토론회 때 대통령도 6.27 대책 이전 입주자모집공고가 난 단지의 경우 피해가 없도록 말했다"라며 "특정 단지의 경우 조합원은 6.27 이전에 관리처분인가가 나서 규제가 완화된 상태지만, 일반 분양자는 6.27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 규제가 강화된 상태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연간 총량 목표치 '1.5%' 등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일례로 잔금대출 완화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특정 단지에만 혜택을 준다는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자칫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TV, DSR 등 기본적인 기조까지 바꿀 계획은 없다"라며 "특정 단지에만 적용하는 방안이 아닌 잔금대출 전체를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당초 이달 초로 예상된 종합대책 발표 시점도 소폭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종합대책에 각종 완화안을 패키지로 발표하기로 확정하면서, 논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의 양을 감안하면 단시간 내 정리 후 발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라며 "이달 중순 가계부채점검회의를 계기로 발표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잔금대출 외에도 여러 완화책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당장 과거 주택 지분 일부를 상속받아 '생애최초' 자격을 잃은 청년에 대한 예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은행은 대출 심사 시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라 국토교통부 주택소유확인시스템을 통해 주택 소유·지분 이력을 확인한다. 현재는 주택 지분이 1%만 있어도 이를 유주택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유주택자, 무주택자 여부가 갈린다.
규제지역 내 LTV는 40%지만 생애최초 구매자일 경우 70%(비규제지역은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유주택자일 경우 생애최초 혜택 자체를 받지 못할뿐더러 기존 주택을 6개월 내 처분하는 조건에서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고 전세대출은 2억 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이주비대출 또한 완화될 전망이다. 종전 주택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닌 신축주택을 담보로 해 LTV 규제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생애최초, 잔금대출, 이주비대출 완화 등을 검토 중"이라며 "어떻게 완화할 것이냐는, 관계 부처 간 의견 정리도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제한과 보증비율 축소 등은 규제 강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규제는 금융위가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며 사실상 이미 예고됐다. 최근 이 대통령도 "전세대출이 집값 폭등의 주원인이 되는데 이제는 조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현행 80%(비수도권 90%)에서 더 강화하면 은행 입장에선 손실 위험이 커져 보수적으로 취급한다. 사실상 전세대출을 더 받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은 중단될 전망이다.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보증기관별로 다른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일괄 조정했는데, 이를 '0원'으로 중단하는 방안이다.
단 투기 목적을 어떻게 발라낼지가 관건이다. 비거주 1주택의 경우 노부모 봉양,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이를 일시적으로 막으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doyeo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